드라마 오타쿠의 시청일지

[한드리뷰]어른이지만 길에서 저런 친구들 만날까봐 무서워. 누가 약하다는거니 [약한영웅시즌2] 리뷰

숲속의여사님 2025. 4. 29. 11:58

《약한 영웅》을 보면서 나는 정말 많이 놀랐다.
단순한 학원물 정도로 생각하고 보기 시작했지만, 이 드라마는 그 이상이었다.

시즌1이 웨이브에서 제작되었는데, 시즌2가 넷플릭스에서 제작된 것을 보면 일단 재미는 보장이다. 

 


학교 안에서 벌어지는 폭력의 묘사가 지나치게 자극적이거나 과장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학교가 저러면 너무 슬플거 같아. 

 

시즌 1, 시즌 2를 연달아 보면서, 청소년 폭력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그리고 그 속에서 아이들이 얼마나 위기에 몰려 있는지를 새삼 실감했다.
《약한 영웅》만이 아니라, 비슷한 주제를 다룬 《친밀한 배신자》에서도 청소년들이 사회로부터 방치되고, 고립되고, 점점 더 극단적인 선택지로 내몰리는 모습이 반복되었다.


누구나 겉보기엔 평범한 고등학생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는 말할 수 없는 고통과 긴장이 흐르고 있었다.

주인공 연시은은 처음엔 특별한 목적 없이, 그저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묵묵히 공부만 하던 학생이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친구들과 만나고, 작은 갈등이 쌓이면서 결국 커다란 폭력의 소용돌이에 휘말린다.
그리고 그 안에서, 어떻게든 자신을 지키고,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 싸우고 성장해 나간다.

 

특히 박지훈 배우의 연기는 이 드라마의 몰입도를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긴장감, 어딘가 불안하고 흔들리는 눈빛, 그리고 점점 스스로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연시은의 내면을 박지훈은 정말 섬세하게 표현해냈다.
가끔은 말보다 눈빛 하나, 작은 표정 하나가 모든 감정을 대변하는 순간들이 있었다.  시즌 1에선 싸움을 잘못하지만, 깡으로 몰아붙이는 인물이었는데, 풍파를 겪고난 연시은은 주무기인 연필 찌르기로 위기의 순간들을 모면해 간다.  싸움 실력이 많이 늘었다.

미친 놈한텐 약이 없다는 말이 맞다. 아무도 연시은을 못 건드린다.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건, 시즌 2 후반부에 조정석 배우가 등장했다는 점이다.
최사장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긴장감을 암시하며 모습을 드러낸 조정석을 보면서, "이 이야기가 시즌3까지 이어지겠구나" 하는 기대감이 들었다.

 

나백진 역할을 맡은 배우는 배나라는 뮤지컬 경험이 많은 사람인데, 역할이 그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연시은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의 싸움은 이제 더 넓은 세계로 향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드라마를 보는 동안 계속 마음이 아팠던 건, 매일 우유셔틀, 빵셔틀을 강요당하는 친구들의 모습이었다.
고등학교라는 작고 잔인한 사회 안에서, 먹이사슬의 가장 아래에 있는 아이들.
그 아이들은 아침마다 얼마나 학교 가기가 싫었을까? 학교가 아니라 정글이었다.

아이들이 어디서 배웠는지, 자기보다 약한 아이를 착취하고, 협박하고, 이런 모습에서.. 저런 건 어쩜 학교에서만 통할텐데. 그거러 알까 하는 생각이다. 사회에 나오면 아무 것도 아닌 자기 존재에 놀랄까? 

드라마를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내 아이가 저 상황이라면, 나는 학교를 통째로 뒤집어 엎었을 거야."

 

빵셔틀 하던 그 겁 많은 작은 아이가 [올바른 작용과 반작용]을 하면서 학교가 변해간다. 


드라마 자체로만 보면 시즌2는 시즌1보다는 몰입감이 좀 떨어진다. 

 

사실, 중간에 몇 번이고 멈추고 싶었다. 너무 무겁고 답답한 모습만 억지로 끼어마든 것 같다. 연시은이 이야기만으로 충분한데, 박쿠의 서사까지 억지로 끼어 넣느라. 좀 지루한 감이 있다. 


나는 청소년 상담을 그냥 재미삼아 공부하고 있는데, 스스로에게 물었다. "만약 이런 친구들이 상담실에 온다면,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솔직하게 이런 친구들은 안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너무 무서웠다. ㅜ.ㅜ 

 

폭력에 고립된 청소년들을 구하는 일은 결코 개인의 힘만으로는 안 된다는 것!!!


약한 영웅은 단순한 드라마가 아니었다.
나에게는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딘가에서 힘겹게 버티고 있을 '진짜 약한 영웅'들을 생각하게 만든 이야기였다. 

 

학원물 폭력물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이만한 드라마도 없을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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