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활자 중독자의 독후일지

달콤 쌉사름한 리치의 맛! 마보융 작가의 [장안의여지]를 읽고

by 숲속의여사님 2026. 6. 25.
반응형

당나라 시대 전문 작가 마보융 작가의 신작 [장안의여지]가 출간되었다. 그의 소설이 늘 그렇듯이 술술 읽히며,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다. 당현종 말, 양귀비의 유월 초하루 탄일에 맞춰 영남의 생려지를 구해와야하는 여지사의 이선덕의 목숨을 건 여지수송작전을 당나라의 사회문화 상황과 보수적이며 부패한 관료주의 사회의 문제점을 보여주면서 물류시스템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된다.

 

역사에 관심이 많은 독자라면 허구와 사실을 적절히 얽혀서 만들어낸 이 긴박한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 

 

 

장안의여지
장안의여지

 

1. 줄거리 

당나라 현종말 종구품하의 말단 관리 이선덕은 마흔이 넘은 나이에 대출을 끼고, 장안의 외곽에 주택을 구입한다. 대출이자가 부담되긴하지만 지금 아니면 더 집을 구하기는 더 어려울 것 같다. 산가지로 이미 계산은 다 끝났다. 마당에 계수나무가 있는 이 집에서 마누라와 딸과 함께 살 생각을 하니 행복하기만한데, 반차를 끝내고 복귀하고 보니 직장상사는 느닷없이 잘해주며 황제가 내린 '여지사'의 역할을 받들라 명한다. 동료들이 주는 술잔에 취한 이선덕은 얼떨결에 특별직인 여지사로 임명된다.

 

다음날 정신을 차리고 보니,  장안에서도 오천리가 떨어진 영남의 생여지를 귀비의 탄일까지 공급해야 한다. 뽀한 속살의 촉촉함을 가지고 달콤한 과즙을 내는 여지는 하루면 색이 변하고 이틀이며 향이 변하고, 삼일이며 맛이 변하는 과일이다. 임무 완성을 불가능하고 가족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이혼하는게 낫겠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이선덕의 지인인 두보가 이를 막고 6월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으니 현장에 가서 상황이라도 보라고 권한다. 이선덕은 혼자 말에 올라 영남 지금의 중국 광주로 현장답사를 떠난다.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영남에서 현지 관료들은 들은척도 않고 도울 생각도 없다. 우연히 만난 페르시아 상인에게 통행부첩을 팔아 예산을 확보한다. 영남에서 제일가는 려지가 열린다는 석문산 여지 농장의 주인 '아동' 에게 려지의 성질에 대해서 배운다. 할 줄 아는 것은 산수밖에 없는 이선덕은 영남에서 장안까지 5개의 경로를 선택하고 려지 운송 테스트에 나선다. 

 

 

 

2. 현장실사를 통해 만든 여지운송시스템.  쿠팡이 새벽 배송이라면 이선덕은 열흘 배송이다. 

이 소설이 재미있는 것은 아무것도 모르던 장안의 말단관리가 그 탐구력과 수리실력 그리고 우직함만으로 문제를 파악하고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모습이다. 이선덕은 문제 해결을 위한 2가지 해결과제를 선택한다. (이래서 수리탐구영역이 중요한 거다 ^ ^) 

하나,  가장 빠른 경로를 찾아내는 것. 그리고 그것이 최고의 속도로 막힘 없이 운영되도록 하는 것

둘, 여지의 신선함을 오래유지하는 것 (석문산의 일꾼들은 '따지 않으면 된다'고 이선덕을 놀려 먹는다.) 

이것이야 말로 로켓후레쉬 배송 아닌가? 

 

3. 드디어 완성. 그러나, 여지 한 개의 값이 도대체 얼마인가? 

호상에게 빌린 돈을 들여 두 번의 테스트를 한 이선덕은 여지의 신선함을 유지하면서 장안까지가는 방법을 찾아낸다.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는 계획은 한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다. 장안에 있는 조정의 힘이 아니면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기에 여러 부서를 돌며 도움을 요청하지만 관리들조차  이선덕의 '생여지운송'의 성공을 바라지 않는다. 이건 공무원 사회의 병폐이다. 

우여곡절 끝에 양국충의 힘을 빌려 여지를 운송하지만, 귀비의 웃는 모습을 보기 위해서 치뤄야하는 댓가가 너무 크다. 그 과정에서 목표달성을 위해서 도움을 주었던 호상과 아동에게 '역시 당신도 마찬가지야' 라는 말을 들으며 실망을 끼치게 된다. 

 

4. 이 모든 것은 누구를 위한 수송 작전인가? 

만신창이가 된 채, 생려지 운송을 성공시킨 이선덕. 양국충은 이 것을 정레화 시키려하고 모든 운송 비용을 국고에서 쓰는 것이 아니라 각 지역에서 세를 내어 진행하라고 명한다. 이선덕은 이것이 과연 누구를 위한 수송작전인지 자신이 한 일에 대해 회의감을 느끼며 양국충에게 이런 식으로 정사를 펼치는 것이 오래 갈 수 있다고 없다고 목숨을 걸고 직언한다. 

 

오로지 윗선에 잘보이기 위해서 아랫 사람들의 고충은 전혀생각하지 않는 높은 분들의 마음이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높은 자리에 앉을수록 자신의 말이 갖는 무게를 알아야 한다.

 

 

 

책을 읽으며 처음엔 이선덕의 융통성 없음에 답답해 하다가. 모든 것이 준비가 되어도 부패한 당나라 관료사회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수포가 되어져가는것을 보며 씁쓸했다. 그러면 그렇지 사람이 모이는 곳엔 이런 문제들이 있다. 

로켓후레쉬로 생리치를 주문해 까 먹으면서,  1500여년 전 이 달콤한 맛의 가격이 그 무엇보다 비싸다는 것에 마음이 씁쓸했다. 이선덕의 숨가쁜 일정을 따라가다 보니 나도 큰 프로젝트를 하나 끝낸기분이다. 

 

국내엔 책보다  장안적려지라는 드라마가 먼저 소개되었기에 이제 찬찬히 드라마도 찾아 보려한다. 

장안의여지
장안의여지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