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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거위의 꽥꽥 우는 소리에 트라우마가 생긴 책. 이제 거위만 보면 정유정 작가와 굴라쉬가 생각난다. 정유정 작가의 <완전한 행복>

by 숲속의여사님 2025. 4. 15.

이 책을 읽기 전에 굴라쉬라는 요리가 뭔지 몰랐다. 그리고 꽥꽥 우는 거위를 귀엽다고 생각했다. 

 

 

책을 읽으며 시큼한 맛의 굴라쉬를 너무 많이 먹은 듯 속이 답답했고(굴라쉬가 시큼한 맛인지는 모르지만, 해연이 의미 없이 한 번에 많이 만들어 놓고 주는 굴라쉬는 왠지 해연의 음침한 분위기처럼 시큼한 맛이 날 것 같다), 한동안은 밤마다 벽에서 거위 우는 소리가 나는 건 아닌지 귀 기울였다. 이렇게 기분이 다운됨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멈출 수가 없었다. 나에겐 <완전한 행복>이 정유정 작가의 작품 중에서 가장 뛰어난 작품이란 생각이다. 

 

그럼 줄거리 소개부터.... (스포일러 있음) 

이야기는 일곱 살 지유의 독백으로 시작된다. 갑자기 엄마 손에 이끌려 엄마의 집으로 오게 된 지유는 한방중 거위 울음소리에 잠을 깬다. 잠결에 지유는 다시 자려고 노력한다. 지유의 엄마 해연은 겉보기엔 완벽한 여성이다. 좋은 가문, 뛰어난 학벌, 남편과 딸을 둔 이상적인 가족까지. 하지만 해연은 아주 어린 시절부터 자신이 생각하는 ‘완전한 행복’을 집착적으로 추구하며 살아왔다. 그녀의 삶의 결정적인 순간 늘 그녀 곁에 있던 남자가 죽고 그로 인해 그녀는 원하는 삶을 선택하게 된다.

 

해연의 전 남편 민호의 행방을 찾던 동생 민재는 전) 형수를 만나 이것 저것 물어보지만 해연의 대답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하고, 해연의 과거를 추적하며 해연의 정체를 밝힌다. 

 

 

해연이라는 여자는 겉모습이 완벽한듯하지만, 그녀의 내면엔 악취가 나는듯하다.  해연은 자신이 생각하는 완전한 행복에 어떤 흠도 없어야 한다. 만약 그것을 방해하는 것이 있으면, 통제하고, 제거한다. 설사 그 대상이 가족일지라도. 그녀의 생각은 변함없다. 

 

망가진의 여자의 일생을 읽으며, 답답하기도하고, 해연은 왜 이렇게 되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해연은 자신의 완벽한 모습만 사랑하는 엄마로부터 트라우마가 생기고, 완전함에 집착한다. 민호와 결혼한 것도 사랑이 아닌, 민호라는 존재가 자신의 삶을 완전하게 행복하게 해 줄 요소이기 때문이고, 민호가 자신의 세상을 위협하는 요소로 되었을 때는 제거해도 되고, 거짓말을 함에도 전혀 거리낌이 없다. 지적이고 명석한 악녀의 탄생이다. 

 

지유는 무사히 구조되지만, 엄마의 이런 모습을 본 지유는 어떤 모습으로 자랄지... 

지유는 우리 마음의 선한 것들에 영향을 받기를 바란다.

 

거위 울음의 비밀은 책을 읽을 독자를 위해 비공개로 남겨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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