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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수맛집추천]큰 집으로 이사 간 약수 순대

by 숲속의여사님 2024. 3. 28.

요즘 맛집추천 유튜브채널에서 곧잘 소개되는 곳이 약수동이다. 

성시경의 먹을 텐데에 몇 번 나왔고, 김나영의 노 필터에도 약수동이 소개되었다. 

그리고 최근엔 살롱드립에선 장도연과 박성훈의 약수동 금호동 부심이 나왔었다. 

특히나 약수 순대국의 이전을 서로 알고 있느냐며 부심의 부심을 나타내던 그들. 

그래서 오늘은 이사간 약수 순댓국 이야기를 하련다. 

 

약수동 옆 동네에 10년을 넘게 살았는데 나도 작년부터 부지런히 약수동을 찾고 있다. 

그중에서도 약수동 방문하면 꼭 가는 집이 2곳이다. 

 

첫 번째 리사르커피 에스프레소 

약수동을 가기 시작한 이유가 이곳을 가기 위해서였다.  여기는 추후 다시 소개하기로 하고 

 

두 번째 약수 순대 

지나갈 때마다 보이는 미친 줄에 갈 엄두를 못 내다가. 자유인이 된 이후로 평일에 곧잘 방문하고 있다. 

약속도 이곳에서 주로 잡는다. 

시간 많은 내가 먼저 가서 기다리다가 지인이 오면 딱 들어가서 먹으면 된다. 

 

작년까지만 해도 약수시장 골목의 소방서 옆에 있었다. 

정말 작은 곳이었기에 합석을 권하면 무조건 따라야 했다. 

처음에 혼자 갔을 때는 할아버님들이 내가 혼자 기다리는게 안타까우셨는지 옆에서 먹으라고 먼저 합석을 제안했었다. 

사장님의 중재로 아주 작은 자리에서 편안하게(?) 먹은 기억이 있다. 

 

약수 순대국의 차별점을 꼽으라면

토렴이다. 

순대국을 뚝배기에 넣고 끓이는 게 아니라. 

순대와 밥이 있는 뚝배기에 김이 펄펄 나는 국물을 붓고 따라내고 붓고 따라내는 걸 10번은 넘게 한다. 그래서 뭔가 깨끗하고 담백한 국물을 먹을 수 있다. 기다리는 시간이 지겹지 않은 것은 출입문 옆에 걸린 큰 솥 위에서 토렴 하는 것을 볼 수 있어서였다. 

주방 아주머니의 토렴을 보고 있노라면, 거룩한 작업 같다. 저렇게하면 팔이 아플 텐데도 토렴의 횟수를 줄이지 않는다. 

이 얼마나 고귀한 작업인가 

 

작은 시장에서 하는 장사이기에 사장님은 항상 바깥의 줄이 옆집 채소 가게를 가릴까봐 전전긍긍하셨다. 

줄 서 있으면 몇 번이나 채소가게 가리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장사도 잘 되고 채소가게 눈치도 보이셨는지 연말에 근처 큰 건물로 이사를 했다. 

약수 스타벅스가 있는 건물 뒷편으로 가면 순댓국 집이 바로 보인다. 

 

점심시간에도 여전히 줄은 길다. 

이번에 보니 1977년부터 있었던 집이네... 우리 동갑이구나 '친구야~ 반갑다'

내부가 조금 넓어져서 그런지 줄 선지 오래지 않아 곧 들어갔다. 

 

내부 인테리어는 전혀 없다.  하얀 벽에 걸린 메뉴판과 다닥다닥 붙어 있는 테이블 

새로 이사간 곳에서도 맛있게 먹었는데,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주방이 안으로 들어가서, 이젠 더 이상 순댓국 만드는 토렴을 못 본다. 

등 돌리고 하시기에 보이지 않는다. 그 거룩한 행위를 보지 못하니 순댓국을 맞이했을 때 감흥이 떨어진다. 

그리고, 층고가 높은 건물이라 내부 공기가 차기 때문에 순대국이 빨리 식는다. 

이건 정말 슬픈일이다. 순댓국은 뜨끈뜨끈하게 먹어야 하는데 절반도 안 먹었는데 국이 식는다. 

 

음식에도 음식을 돋보이게 하는 장소가 있다. 

우리 약수 순대국은 작은 공간에서 타인과 부대끼며 먹을 때 젤 맛있었다. 

 

그렇다고 안 갈거냐 물으신다면 '가야죠' 순댓국은 소울 푸드이기에 멈출 수가 없어요 

 

순댓국 집에서 만난 사람들은 종종 리사르커피에서도 다시 재회하게 된다. 

 

이렇게 되었으니 다음엔 리사르커피를 알려드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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