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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오타쿠의 시청일지

[영화리뷰]괴물의 각본가 사카모토 유지는 로맨틱 영화도 잘 만들어 첫번째 키스

by 숲속의여사님 2025. 3. 7.

사카모토 유지 각본의 괴물은 보는 중에 여러 감정을 느꼈다. 같은 이야기를 세 번 보면서 비밀이 하나씩 풀리고, 내가 편협한 사람이란 생각이 든다. 이야기의 힘이 대단하다. 어쩜 이야기를 이렇게 잘 쓰나 했는데, 이 분이 쓴 사랑 이야기가 개봉된다는 소식에 살짝 흥분 됐다. 

괴물같이 우울한 사랑 이야기 아니야? 특히나 권태기 끝에 이혼한 부부 이야기라니... 재미있을까? 재미있을 거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를 본 이후...

이 양반은 에스프레소 머신이다.

콩깍지 씌어 있을 때 세상의 가장 큰 에너지 드링크 같았는데, 결혼하면 어느새 향을 잃고 일상에 녹아녹아 있고, 삶에 스며들어 있는지도 모르는 잊었던 감정을 액기스만 다시 추출해 낸다. 추억과 시간까지 같이 추출해지면 처음의 가벼운 향보다 더 진하고, 향기롭다. 

 

이 영화는 내게 그랬다. 특별하지 않은 부부의 경험을 보고, 보고 또 보면 세상에 그들만 느끼는 달콤함과 아껴주는 마음과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 

 

[줄거리]

결혼 15년차 연극무대 디자이너 칸나는 남편과의 의미 없는 결혼 생활에 이혼할 결심을 한다. 아무렇지도 않게 이혼서류를 작성하고, 남편이 제출하고 오기로 한날 지하철 사고로 남편 카케루를 잃는다. 카케루는 철로에 떨어진 유모차를 구하고 죽었다. 사람들은 의인이라며 영웅이라며 칭찬하고 영화도 만들겠다고 하지만, 칸나는 자신만을 남겨둔 남편이 원망스럽다. 그렇게 혼자 살아가던 그해 겨울의 어느 늦은 밤 급한 일로 회사로 돌아가기 위해 도쿄의 터널로 들어가고 천장 붕괴 사고를 겪는다. 사고를 피해 가까스로 도착한 곳은 15년 전 여름 남편을 처음 만났던 날 8월 1일이다. 

 

15년 전 남편을 만나면서, 그를 살리기 위해 여러가지 시도를 하지만, 결과는 늘 똑같다. 결국 자신을 만나지 않아야 그가 살 수 있다고 생각한 칸나는 남편을 살리기 위해 젊은 남편에게 다른 사람과 결혼하라고 한다 그러나 카케루는 40대 중년 여성 칸나의 매력에 흠뻑 빠져있다. 

칸나는 남편을 구할 수 있을까? 

 

 

현실에서는 남편과 서로 말도 잘 안 섞었던 칸나는 젊은 시절 남편과 만나는 것이 바람피우는 것 같아 미안하지만 너무 즐겁다. 젊고 빛나는 눈의 남편에게 반하지 않을 수 없다. 카케루도 이 나이 든 여인이 조심스럽고 사랑스럽기만 하다. 이 과정이 너무 재미있다. 

특히나, 같이 빵집하자는 칸나의 말에 카케루를 정색을 하며 그런 얘기 하지 말라고, 이건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과 칸나를 좋아하는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는데, 칸나는 그 순간이 너무 좋은 나머지 무진장 많이 타임 루프를 하며 그 시간을 즐긴다.

 

와 이런 상상이 되다니 신기하다. 사카모토 아저씨 유머가 있으신 분이네 ... 

 

칸나는 평소 불만이지만 차마 말하지 못했던 것들을 젊은 남편에게 줄줄이 말한다. 자신이 고민을 얘기하면 공감보다 해결책을 제안한다던지, 형광등 끄라는 말을 매우 기분 나쁜 말투로 한다던지... 미리 말했으면 이렇게 사이가 나빠지지 않았을 그런 내용들이다. 

젊은 카케루는 자신의 죽음을 피하지 못하지만 칸나와 행복해지기로 작정한다. 

나 여기서 울었다. 변하는건 아무것도 없지만, 마음이 변하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것을.. 간단한 진리를 우리를 왜 늘 잊고 있을까? 

 

기분 좋게 영화를 보고 집에 왔다. 

요즘 하는 일이 많은데 또 하나 추가된 사실을 남편에게 말했는데, '진짜 할 수 있느냐? 무리가 아니냐?' 이런저런 조언에, 이혼하기 싫으면 조용히 공감만 하라고 했다. ㅎㅎ 

 

이렇게 남편과 퉁퉁거리며 말하는 시간이 너무 좋다는 걸 되새기는 시간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릴리 프랭크나 이쁘장한 모리나나가 조연으로 나와 반가운 건 덤으로 좋은 점이다. 

 

20대 학생 같은 풋풋한 남자 주인공을 연기한 마츠무라 호쿠토가 맘에 들어 찾아봤는데, 이 영화에서만 좋아하는 걸로.. ^^ 

 

20대와 40대를 자연스럽게 연기한 마츠 다카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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