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일부터 다시 출근이란 것을 하게 되었다.
갑작스레 결정된 일이라 취업성공기라는 타이틀은 부적절하고, 취업기 정도가 적당한 것 같다.
2023년 2월까지 일하고 3년 조금 넘게 '무직자' 또는 '백수' 또는 '노는 사람'이라는 타이틀이 늘 따라 다녔다.
다시는 하기 싫었던 주5일제 출근에, 9to6 출근을 하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학교에 적응하기 힘들어하는 아이에게 몰입한 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나는 학교에서 아이가 연락할까봐 하루종일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우울감이 밀려왔다.
마침 일자리 제안이 왔다. 페북으로만 안부를 알고 지내던 대학선배가 20년만에 연락을 했다.
기존에 하던 일보다 급여는 많이 적지만, 행정지원 업무이고, 고되지는 않을 것이다. 라는 추천의 말이다.
아이가 많이 걸렸지만, 아이에게 엄마 다시 일하고 싶다고 말하고 도움을 요청했다.
'아이는 엄마를 돕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라는 상담 쌤의 말이 맞았다.
집에 엄마가 없을 거라는 두려움과 엄마 발목 잡고 싶지 않은 양가의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
이력서 쓰고, 제출서류 챙겨서 서류 접수, 서류 전형 통과 소식과 함께 바로 면접!
나 나름대로 면접이라고, 팀장할 때 입던 정장 입고 갔는데, 오는 길에
나의 많은 나이와 적은 급여에 대해서 질의를 했지만, 지금은 그것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내 나이는 본인들이 받아들일지 말지 결정하면 되는 것이고, 적은 급여는 내가 받아들이면 되는 것이다.
젋은 사람들과 일하는 것 괜찮냐는 질문이 있었는데,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4명인데, 80년대, 90년대, 2000년대 이렇게 있다.) 쓸데 없는 말로 대답했다. '마음을 두드려 보죠'
지금 생각해보니 부끄럽다.
내가 하는 일은 행정지원업무이다.
이전엔 누가 하는 것만 봤지 처음이다.
시스템에서 전표처리 어떻게 하는지 잘은 모른다.
그러나, 늘 이런 업무의 결재를 했다. ^^
머리로 안다는 것!
머리로 아는 것과 직접 할 수 있는 것은 하늘과 땅의 차이다.
나는 땅에 있다. (약간 슬픈 일이다.)
입사하고 보니 다행히 입사 동기가 있고, 일년 계약직이라 일년 뒤엔 실업급여도 받을 수 있고, 조금 거리는 있지만 집에서 회사까지 지하철도 한 번에 가고 장점이 있다. 물로 단점도 무지막지 많고, 첫 주에는 단점만 보여서 그만 둘까도 싶었지만, 25년 일했는데 이걸 못하랴도 싶고, 하루 종일 새로운 것 배우다보니 마음을 누르고 있던 아이 걱정을 안 한다.
50대 다시 일할 수 있는 곳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나 여자에게 이전의 경력은 전문직이 아닌 이상 쓸데가 없다.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는 2000년대 생 직원과 나는 똑같은 업무를 한다. 첫 직장이라는데, 경력보고 뽑는 곳이 아니니 나도 그 친구랑 똑같은 입장이다. 나보다 선배라고 이것저것 가르쳐주기도 하는데, 귀엽기도 하고, 선 넘는 일이 자주 생겨서 가르쳐주고 싶기도 하다.
첫 월급도 받아서 가족들에게 선물도 하나씩 사 주고, 다음달 월급 받을 때까지 또 달려봐야겠다.
일은 어떤지 앞으로도 종종 올릴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