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보다 5년 빨리 찾아온 갱년기, 그 시작점에서
오늘은 내가 겪은 조기 갱년기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해요. 혹시 저처럼 "너무 이른 거 아니야?" 싶은 시기에 몸이 변하기 시작한 분들이 있다면, 조금은 도움이 될지도 몰라요.
40살, 몸이 보내온 이상 신호
40살이 되자 생리가 달라졌어요. 양이 갑자기 많아졌고, 마치 퐁퐁 쏟아지는 느낌이 들 정도였죠. 이상하다 싶어서 산부인과에 갔더니, 7cm 이상 크기의 자궁근종이 여러 개 있다고 했어요. 아직 폐경기까지는 한참 남았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죠.
병원을 세 군데나 돌아다녔어요. 대학병원에서는 자궁을 아예 들어내자고 했고, 중대형 병원에서는 복강경 수술 잘하는 의사를 추천해줬죠. 결국, 지역 병원에서 복강경 수술을 받았고, 8cm짜리 근종 3개를 제거했어요. 남편이 직접 눈으로 보고 깜짝 놀랐을 정도로 크더라고요. 제왕절개 두 번의 흔적인 유착 부위까지 정리했다고 들었어요.
근종 재발 방지를 위한 호르몬제... 그리고 시작된 변화
수술 후엔 재발 방지를 위한 호르몬제 복용을 권유받았어요. 이게 문제였죠. 살이 찌고, 생리가 불규칙해졌어요. 그땐 '수술했으니까 그럴 수 있지' 하고 별생각 없었어요.
하지만 그때부터 몸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었던 것 같아요.
“생리 안 하면 편하지!”라는 착각
생리할 땐 너무 고통스러워서 바닥을 뒹굴었어요. 그래서 어느 순간 생리가 멈췄을 땐 ‘아, 드디어 좀 편하네’ 싶었어요. ‘다음 달엔 하겠지’ 하며 넘겼고, 몇 달을 그렇게 보냈죠. 그러다 다시 생리가 돌아오고, 1년 동안 복용한 호르몬제도 끊었어요. (대신 확실히 살은 붙었어요.)
3년 만의 복직, 다시 흐트러지는 리듬
3년간의 휴직을 마치고 다시 일터로 돌아갔어요. 복직 후 또다시 생리가 불규칙해졌지만, ‘스트레스 때문이겠지’ 하고 병원에 가지 않았어요. 그게 갱년기의 시작이었는지도 모르고요.
하나둘 이상 증상이 나타났지만, 저는 그냥 ‘환경 탓’이라며 넘겼어요. 그게 지금까지 가장 후회되는 선택이에요. 왜 내 몸의 변화에 좀 더 귀 기울이지 못했을까요?
내 몸이 보내온 갱년기의 신호들
- 잠이 깨는 새벽
깊은 잠을 자지 못했어요. 출퇴근으로 인한 피로와 불규칙한 생활 때문이라고 생각했어요. - 얼굴에서 흘러내리는 땀
마치 수도꼭지를 튼 듯, 얼굴에서 땀이 흘렀어요. ‘더운 지방에서 살아서 그렇지’ 하며 넘겼죠. - 감정 기복과 우울감
난생 처음 느껴보는 우울함. 코로나 시기였고, 그 불안 탓이라 생각했어요. 평소 안 싸우던 사람들과 부딪히고, 섭섭한 감정을 자주 느꼈죠. - 변해가는 몸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낯설었어요. 목부터 살이 줄줄 흐르는 느낌, 바디라인은 무너지고 있었어요. 여러 다이어트를 시도했지만 살은 잘 빠지지 않고, 금세 다시 붙었어요. 체지방률은 점점 높아졌고요.
지금 생각하면 이 모든 게 갱년기 증상이었어요. 하지만 전 단지 나이가 들어서 그런 줄만 알았어요. 갱년기는 50대에 시작하는 거라 생각했거든요.
진단, 그리고 마주한 ‘폐경’이라는 단어
2022년 가을, 건강검진 때 우연히 여성호르몬 검사를 신청했어요. 결과지에서 ‘폐경’이라는 단어를 보는 순간, 한참을 멍하니 서 있었어요.
드라마에서 갱년기 여성들이 왜 우는지 그때 이해가 갔어요.
아이를 더 낳을 생각도 없었지만, ‘기능을 상실했다’는 사실이 꽤 슬프더라고요.
그리고 그게 곧 나이 듦의 현실을 깨닫는 순간처럼 느껴졌어요.
그래서... 한참 울었던 것 같아요.
생리불순이 생기면 즉각 병원에 가야 해요. 병원을 찾는 것, 특히 산부인과 찾는 것이 귀찮고 어려움 일이죠. 그러나, 몸이란 때를 놓치면 안 됩니다. 전 저의 게으름과 무사안일한 성격으로 지금 그 댓가를 치르고 있어요.
꼭 병원가기 약속 🤙
그리고, 대응을 시작했다
그 후로 몸과 마음을 어떻게 다잡을지 방법을 찾아보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그 다음엔 또 다른 어려움들이 찾아왔어요.
(이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이어갈게요.)
복강경 수술이나 자근근종수술 후기 궁금하시면 쪽지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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