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넷플릭스에 나온 이 드라마는 전 세계에서 보는 동안 한국에서만 볼 수 없었다.
2023년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 문제로 국내가 시끄러웠고, 많은 반대가 있었으나 우리 정부는 오염수 방출에 동의 했다.
한국에 늦게 풀린 것은 넷플릭스 내부의 문제이고, 정치적 의도는 전혀 아니라고 하지만, 나름 합리적 의심은 지울 수 없다.
그 때 나는 크게 관심을 갖지 않았다. 지금 시끄러워도 곧 이 문제도 잠잠해지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이었다. 이 드라마를 그 때 봤다면 나의 입장은 분명해졌을테고, 행동으로 옮기기까지 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일본의 사회문제나 문화를 보면 우리보다 꼭 10년 정도 진행된다.
부동산 버블, 왕따 문제, 고령화 문제 등.... 일본에서 일어난 현상을 보면서 우리의 미래를 대비하면 문제로 인한 여러 어려움을 조금은 줄 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원자력 발전소 문제도 크게 다르지 않다. 보면서 배울 점이 많다.
그러면 드라마 이야기로 넘어간다.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과 이어진 쓰나미로 후쿠시마 제1원전의 컨트롤을 잃고, 폭주하게 된다.
이 드라마는 현장에서 이에 맞서 최선을 다해 싸운 도쿄 전력의 현장 총괄 지휘자 요시다 마사오 제1원전 소장과 1,2호기 중앙제어 센터 당직장 마에지마를 중심으로 내각과 회사의 사람들이 이에 대응하는 이야기를 보여준다.
요시다 마사오 소장 역할은 앞에서 입이 아프게 멋지다고 칭찬한 야쿠쇼 코지 배우가 맡았다. 직장 선배가 이런 분이면 정말 편하게 일할 수 있겠다. 표정만으로도 편안해진다.
1호기,2호기 중앙제어 센터 당직장 마에지마 역에는 다케노우치 유타카가 맡았다. 우리에겐 냉정과 열정사이로 알려진 배우다.
(냉정과 열정사이를 모르는 요즘 사람들도 많겠군요)
지진과 쓰나미로 정전이 된 원자력 발전소는 원전의 상황을 모니터리이 할 수가 없었고, 올라가는 온도를 보며 문제가 있다고 느꼈을 때는 기계적인 조작이 불가능하여 사람이 직접 밸브를 열어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나이든 직원이 자원해서 밸브를 열기 위해 들어가고, 밸부를 열지만 냉각기가 고장난 원전은 녹기 시작한다. 원전에 냉각수를 넣기위한 고군분투가 시작된다.
지진으로 망가진 길을 만들고, 냉각수로 넣기 위한 물을 찾고, 방사능과 망가진 길의 위험을 감수하며 호수를 연결하는 지지부진한 작업이 시작된다.
이 때 내각은 국제적인 시선과 누가 책임질 것에만 몰두하여, 신속한 대처를 내리지 못한다. 심지어 원자력 총 책임자가 경제학 전공자이기 때문에 총리의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한다. 누가 비전공자를 행정 담당자로 인사 했을까? 흠... 이건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이다.
낙하산 인사. 지금 한수원의 사장은 원자력 전문가일까?
회사는 정부의 눈치를 보느라 의사결정을 제대로 내리지 못한다. 정보 공개도 명료하게 하지 않고 현장 소장만 독촉한다.
현장소장은 직원들을 문제 해결을 위해 골몰하고, 직원들의 안전도 부담감으로 다가온다.
직원들의 안전을 위해 내각과 회사와 담판을 짓는다.
총리가 엉뚱한 요구를 하면 무시해 버리는 용감한 리더이다.
결국 본인과 최소한의 인원은 현장을 떠나지 않을것이라 말하며 직원들을 대피시키는데 감동적이다.
1,2호기 중앙제어센터의 당직장 마에지만는 그날 당직이라는 이유만으로 1,2호기를 현장에서 컨트롤하는 엄중한 임무를 맡는데, 그의 표정을 보면 직장인의 안타까움과 책임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당직 잘못 걸린 이유로 엄중한 책임감을 느끼면서, 팀원들 다독이며 중요한 의사결정을 한다.
내각의 총리는 미국의 눈치를 보며, 도쿄전력의 직원들의 대피도 막으며 책임만 강조한다.
미국 대통령에게는 완전 꼬리 내리고 전화하고, 도쿄전력 직원들에게는 거기서 나오지 말라고 큰 소리 치는 정말 싫은 리더 스타일이다.
총리를 맡으신 분은 '중쇄를 찍자'라는 드라마에서 처음 뵈었는데, 그 때는 아주아주 온화한 만화가셨는데, 미운 역할도 잘 하시네
이 드라마의 충격은 바다물을 냉각수로 넣어 원전의 폭주를 가라앉힌 것으로부터 13년이 지난 지금까지 상황이 똑같다는 것이다.
원자로 폐로의 방법을 아직까지 찾지 못하고 있다.
요시다 소장의 말대로 원자로를 만든 것은 인간이지만, 원자로의 폭주 앞에서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그것을 없애 버리는 방법도 모른다. 요시다 소장은 사고 2년 뒤에 후두암으로 이미 사망 했다고 한다. 죽기 직전에 이 상황을 널리 알리기 위해 '요시다 조서'라는 그 당시 상황을 기록한 책을 발간했다.
이 드라마는 요시다 조서와 도쿄 전력의 사고 조사 보고서를 기초로 만들어졌다.
사고 당시부터 지금까지 쭈욱 부은 그 냉각수가 작년부터 태평양 바다로 흘려나가고 있다.
우리나라 앞 바다에 버려지고 있는데, 우리는 안전한가?
원전에는 물이 많이 필요하므로 우리 나라 원전도 해안선을 따라 있다. 우리는 원전의 폭주를 컨트롤할 방법이 있는가?
아무도 대답하지 못할 것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서 최전선에서 싸움 사람들은 책임감 있는 개인들이었다.
그들이라고 왜 도망가고 싶지 않았을까? 모두들 후쿠시마에 가족이 있기에 가족을 지키기 위해 싸운다. 자신들의 보금자리를 지키기 위해 목숨도 내놓은 사람들이다.
최후의 인원이 남았을 때 요시다 소장이 말한다.
우리는 죽으려고 남은 것이 아니다. 원전의 폭발을 막으려고 남은 것이고, 우리는 꼭 막아야 한다.
왜 우리 사회는 재난 앞에서 정부의 힘보다는 개인의 헌신에 의해 맞서 싸워야 할까?
지금도 비극이 진행되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야기로 더 데이즈는 볼만하다.
물론 같은 소재를 다룬 HBO의 체르노빌보다는 못하다는 얘기도 있다. 찬찬히 비교해 봐야겠다.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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