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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자 중독자의 독후일지

넷플릭스 끊고 성해나 읽었다, 마음을 건드린 소설 『두고 온 여름』

by 숲속의여사님 2025. 7.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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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에 지친 당신에게 추천하는 한국 문학. 성해나 작가의 『두고 온 여름』은 억지 가족 안에서 피어난 조심스러운 감정의 흔적을 섬세하게 그린다.


1. 성해나? 누구길래 박정민이 언급했을까

배우 박정민이 말하길,

“넷플릭스 왜 보냐. 성해나 책 보면 되는데.”

이 문장이 성해나 작가의 신작 『혼모노』 띠지에 당당히 실렸다.
처음엔 웃고 넘겼지만, 곱씹을수록 나에겐 꽤나 뼈 때리는 말이었다.

넷플릭스를 시작하고부터 책을 덜 읽게 된 건 사실이니까.
그래서 성해나가 누구인지, 어떤 글을 쓰는지 궁금해졌다.
알아보니 장편도, 단편집도 꾸준히 내고 있고, 알라딘 평점도 대부분 8.5 이상.
그중 **첫 번째로 읽은 책이 『두고 온 여름』**이었다.

 


성해나 두고온여름 박정민추천소설

2. 책을 펼치자마자 사라지는 여름

『두고 온 여름』은 제목부터 계절감이 느껴지는 소설이다.
전자책으로 읽다 보니 단점이 있다면, 끝이 다가오는 걸 손으로 체감하지 못한다는 것.
그래서 마지막 장면에서 갑작스레 멈춰버린 듯한 여운이 더 컸다.

줄거리 요약

  • 기하는 아버지와 단둘이 살아왔고, 아버지의 재혼으로 새엄마와 이복동생 재하가 들어온다.
  • 불편한 동거, 재하의 조심스러운 접근, 억지스러운 가족 구성.
  • 시간이 흐른 뒤 성인이 된 기하와 재하가 다시 마주친다.

이야기는 기하와 재하의 시점을 번갈아가며 진행되고, 그 사이에 작은 감정들이 켜켜이 쌓인다.
특히 재하가 기하의 마음을 얻기 위해 일부러 좋아하지 않는 냉면을 먹는 장면은 짠하다.


3. 가족이라는 이름, 형제라는 감정

이 소설이 던지는 가장 중요한 질문은 바로 이것이다.

“형제란, 만들어지는 것일까 태어나는 것일까?”

기하와 재하는 법적으로도, 혈연으로도 애매한 관계다.
하지만 서로를 밀어내지 못하고, 잊지 못하며, 마치 가족처럼 서로의 안부를 마음속에 묻고 살아간다.

  • 억지로 맺어진 관계는 진짜일까?
  • 세월이 만든 유대는 어디까지 가능할까?

이 책은 가족이라는 관계의 본질을 조용하지만 뼈아프게 묻는다.
명절에만 만나는 형제보다, 매일을 함께 한 ‘남’이 더 가족일 수 있다는 말처럼.


 

4. 성해나의 글, 가볍지만 결코 가볍지 않다

『두고 온 여름』을 덮고 나면 찜찜함과 묵직함이 공존한다.
이야기는 조용히 흘렀지만, 내 마음에는 오래 남을 파장을 남겼다.

넷플릭스가 자극적이고 몰입감 높은 콘텐츠를 제공한다면,
성해나의 글은 일상의 틈에서 벌어지는 감정의 미세한 떨림을 붙잡는다.

“그래, 당분간은 넷플릭스보다 성해나 책을 봐야겠다.”
소설 속 기하처럼, 나도 언젠가 조심스레 마음을 건드린 무언가를 다시 찾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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