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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자 중독자의 독후일지

[북리뷰]이처럼 사소한 것들 (원제: Small Things Like These)

by 숲속의여사님 2024. 7. 23.

저자 클레어 키건 

다산책방 

발행 2023. 11. 27. 

 

 

100 페이지 내외의 짧은 소설이다. 이야기가 끝나는 장을 보니 121페이지라고 써 있다. 

 

내게 이 책을 소개해 준 사람은 그 유명한 배우 '킬리언 머피' 

킬리언 머피가 이 책을 읽고, 이 스토리에 반해서 영화로 제작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물론 주연은 '킬리언 머피'이다. 

킬리언 머피가 맡은 캐릭터들이 굉장히 쎈캐가 많기 때문에 ( 다크 나이트의 스케어크로우,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닥터 크레인, 오펜하이머, 피키 블라인더스의 토마스 쉘비 등) 이 이야기도 강력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이 이야기는 땔감 장사 펄롱의 11월부터 크리스마스까지으 이야기이다. 

다섯 여자 아이의 아빠인 땔감 장사 펄롱은 자기 일에 성실한 사람이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부지런히 배달을 다니고, 저녁이면 다음날 배달할 물건을 준비하고, 배로 들어온 땔감을 가지러 부두로 가서 부지런히 내린다.  어떤 날은 너무 바쁜 나머지 추위에도 불구하고 차 한잔과 비스킷으로 식사를 때울 때도 있다. 

부잣집 하녀의 사생아로 태어난 펄롱은 엄마가 일찍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집주인 미세스 윌슨의 도움으로 그럭저럭 부족함 없이 자랐다. 

부족함이 없지만, 엄마가 일찍 죽었기 때문에 세상 의지할 곳 없는 아이의 공허함과 불안함이 성인이 된 그를 아직도 붙잡고 있다. 

 

늘 똑같은 일상을 살아가는 그가 세탁소를 운영하는 수녀원에 가서 그곳에서 일하는 아이들의 비참함을 본 뒤로, 늘 기분이 언짢다. 얽히지 말라는 부인 말이 맞다는 걸 아는데도, 그 순간 부인과 거리감을 느껴지고,  머리 속이 시원하지 않다. 그렇게 불편한 마음으로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던  펄롱은 수녀원의 그 여자 아이에게서 미혼모였던 자기 엄마를 보게 되고, 그 때 미세스 윌슨의 도움이 없었다면... 

자기에게 이것저것 가르쳐준 집안 일꾼 너드의 친절함이 없었다면... 

 

본인을 만든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되며 결심한다. 

 

클레어 키건의 글이 다르게 느껴진다. 그리고 아름답다. 

 

'연기는 가라앉아 북슬한 끈처럼 길게 흘러가다가 부두를 따라 흩어졌고, 곧 흑맥주처럼 검은 배로강이 빗물에 몸이 불었다. '

머릿 속에 수위가 올라온 검은 배로강이 그려진다. 

 

'사람들은 침울했지만 그럭저럭 날씨를 견뎠다.'

아일랜드의 겨울과 그러한 날씨에 이골이 난 사람들이 그려진다. 

 

무라카리 하루키가 주목한 작가. 국제문학계의 떠오르는 별 등 

클레어 키건에 대한 찬사가 넘쳐나는데 .... 그녀가 빛을 잃지 않고 변하지 않아 멋진 글들을 계속 써주길 바란다. 

 

간단한 이야기에  짧은 소설인데, 여운이 길다. 

내가 있기까지 나를 격려하고 도와준 작은 친절들이 생각났다. 나는 초등학교 5학년까지 교실에서 존재감 없던 학생이었다. 우리 집이 매우 가난해서 누군가 나에게 대해 알게 되면 내가 얼마나 가난한지도 알게 될 것 같았다. 그 때 담임 선생님이 매일 일기에 작은 코멘트를  써 주셨다. 처음으로 누군가 나의 가난이 아닌 내 삶을 따뜻한 시선으로 봐 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 느낌이 참 좋았고. 더 받고 싶은 욕구가 생기면서 일기를 매일 썼다. 그리고 조금씩 자신감이 생겼다. 

 

그리고 나와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는 보육원의 친구가 생각났다. 부모가 없는 친구이다. 태어난 이후 보육원으로 들어와 지금까지 그리고 성인이 될 때까지 보육원에서 살 것이다.  그 친구에게 나도 미세스 윌슨같은 존재가 되고 싶다. 그 친구를 지지하고, 응원하는 것. 내가 할 일이다. 언젠가 성인이 됐을때 그 친구가 외로움을 덜 느낄 수 있게 되는 것. 그것이 내 바램이다. 

 

책을 읽으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사소한 일들의 힘을 생각했다.

 

킬리언 머피의 영화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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