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 찬호께이
출판사 : 한즈미디어
발행일 : 초판 2015년, 10쇄 기념 개정판 2023-01-11
2015년 초판을 흥미롭게 읽은 기억이 있다. 대만 추리소설은 처음이었고, 작가도 처음 접했는데, 이야기 전개가 흥미로왔다
오랜만에 마지막 장을 덮으며 '아! 이럴 수가...'라는 감탄을 했다. 요즘 젊은 작가, 늙은 작가 가릴 것 없이 많은 소설들이 많이 나오지만, 정말 재미있게 시원함을 주는 책을 만나는 건은 쉽지 않기 때문에, 이런 책을 만나면 금광을 찾은 것 같다. '앞으로 이 작가의 책들을 보면 되겠구나. ' 하면서 알라딘에 작가의 신작 알림 신청 버튼을 꼬옥 누른다. 그 뒤로 읽은 '망내인'도 꽤 훌륭하다.
13.67은 1967년과 2013년을 뜻하는데 이 소설이 1967년과 2013년 사이에 벌어진 6개의 사건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추리소설 형식을 빌려 홍콩의 사회 30년 간의 사회 변화를 잘 보여주기에 추리의 긴장감도 얻고 홍콩현대사도 이해하는 1석2조의 효과를 준다.
6챕터로 이루어진 소설은 주인공 '관전둬'의 죽음으로 시작된다. 아 명수사관 이렇게 침대 위에 누워, 말 한마디 없이 사라진다고?
당혹스러웠지만, 다음 챕터를 보니 이야기가 역순으로 진행되는 형식이다. 동네 순찰 돌던 관전둬 경사가 날카로운 추리력을 가진 명수사관이 되기까지의 이야기가 역순이다. 뒷 챕터로 가면서 성장앨범을 뒤에서부터 보는 느낌이 든다.
모든 챕터가 흥미로운 사건으로 재미있는데, 백미는 마지막 챕터 빌려온 시간이다. 다른 챕터와 달리 그냥 쭈욱 진행되는데 도대체 누가 관전둬 형사인지 스스로 추리하게 된다. 1인칭 시점의 이 사람은 누구인가?. 아... 관전둬가 이렇게 경찰이 되는구나 싶다가 마지막 장을 읽으며 앗차! 싶었고. 이게 이렇게 순환되다니, 작가님 천재시군. 생각했다.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의 마지막에서 범인을 알게 되었을 때 그 느낌을 다들 아시는지? 작가에게 당했다는 생각과 함께, 작가님 천재라는 생각과 함께. 이걸 이렇게 풀 수 있구나... 라는 느낌에 희열까지 온다. 이런 맛에 추리소설을 읽는다.
추리 소설이라 내용을 자세히 말할 수 없지만.
챕터마다 개별 사건이 진행되어 지루하지 않다. 홍콩경찰의 직급체계는 낯설기 때문에 새롭고 어렵기도 하다. 사건 해결을 위해 지역명을 말할 때는 아주 오래 전 가본 홍콩이 생각이 난다. 좁은 공간과 습기가 생각나서 관전둬를 따라가면 내 몸도 땀이 난다. 이제는 중국에 반환되었기에 다시는 볼 수 없는 영국령의 홍콩의 모습을 그려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똑같은 상황에 있던 두 남자가 각자의 기준에 따른 삶의 선택으로 인해 전혀 다른 곳에서 만나게 되는 이야기로
어떠한 삶을 살아야하는지도 잠깐 생각에 잠기게 해 준다.
가볍게 그러나 재미있게 책 한 권 완독 하고 싶은 이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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