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과거

기러기 이사! 내 손으로 내 돈 들여 사는 삶의 시작

by 숲속의여사님 2024. 3. 3.

 

이사를 위해 이사 업체를 알아봤다. 

이사의 단추부터 내가 앞으로 가야 퇴사자의 길을 느꼈다. 

인사이동이 경우, 이사비용 처리를 주기 때문에 포장이사로 마음에 드는 업체 선택하면 된다. 영수증 챙겨서, 서무 담당자에게 주면 이사비용과 기차비용까지 챙겨서 은행으로 넣어주는 그런 시스템. (그립다) 

 

그러나 나는 이제 퇴사자이기에 서울로 가는 이사는 개인의 문제이다. 이사 비용은 고스란히 내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다. ‘, 이제부턴 모든 들여 해야 하는 일들이구나 

내야 한다고 생각하니 포장이사는 감당할 없는 금액이었다. 아쉬운 대로 숨는지에서 군데 견적을 받아 짐만 포장해 주는 포장 이사 업체와 계약했다. 정리는 이사 시작 전에 내가 해야 한다. 

 

미리미리 놓으면 좋았을 텐데 

본사 근무 마지막 날까지 늦게까지 일하고 지인들과 저녁 먹고 들어왔다. 이삿짐 아저씨와 약속한 시각까지는 10시간이 남지 않았다. 짐도 싸고 잠도 자야 하는데, 가능할까? 

 

먼저 오피스텔 지하에 위치한 분리수거장으로 가서 상자를 주섬주섬 골랐다. 너무 크면 옮길 어려우니 적당한 크기, 짐을 넣을 거니 가능하면 깨끗한 거로 골라. 방으로 올라왔다. 

 

먼저 주방 정리. 

며칠 당근으로 넘긴 전자레인지 자리만 빼고 주변으로 먼지가 쌓여있었다. 먼지를 피해 싱크대 물건들 주섬주섬 박스에 넣고, 접시와 냄비 보며, 이건 주변에 사시는 시이모님이 챙겨주신 1인용 냄비. 인사도 제대로 드리고 가네.’,’이건 OO 혼자 힘내라고 포도주잔 겸용 물잔하며 추억에 젖다가 문득 이럴 시간이 없다는 깨달았다. 이런 속도로 하다가 하루도 부족하겠다. 

속도를 필요가 있구나.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구나. 이상 쓰지 않을 것은 쓰레기봉투에 넣고 이상 쓰지 않지만 아까운 것은 건너편에 사는 후배 앞에 가지런히 놓았다. 

 

욕실에 있는 깡그리 버리자. 

 

옷장을 보니 사이 옷은 이렇게 많아진 거니?

서울로 가져가도 곳이 없겠는걸. 

 

책은 보지도 않을 거면서 이리 많이 샀을까? 그것도 두꺼운 걸로만 

7평짜리 방에 TV 있고, 책상도 있고, 카시오 키보드도 있고, 침대도 있구나. 

 

'너무 갖춰놓고 살았네. 이러니 서울 발령이 나지'라며  라며 혼자 웃었다. 

 

뽁뽁이로 소중한 TV 둘둘 말고 또다시 건너편 후배에게 헐값에 넘기고, (나만 헐값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침대는 내일 이삿짐 아저씨게 맡기자 

가만있어 보자 

어느새 상자가 부족하네. 다시 지하 분리수거장으로 이동하여 상자를 주섬주섬 찾아본다. 내려가는 길에 채운 쓰레기봉투 가져가는 잊지 않는다. 이렇게 세네 하자.  얼추 짐이 쌓였다. 

 

혼자 하는 이사는 처음이었다. 결혼 전에는 집을 떠난 적이 없고, 결혼 후에는 남편과 함께했고, 이곳으로 때도 남편이 함께해 줬다. 

나이가 마흔이 훌쩍 넘었는데 이사가 처음이라니, 부끄럽기도 하고, 모르는 나를 보면서 사회 초년생 같기도 했다.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되돌아보니, 회사에선 어느 순간부터 항상 누군가가 나를 챙겨줬다. ‘팀장이 식사는 하실래요?’, ‘ 교육 이번 주까지 이수하셔야 해요.’ 내가 해야 일들에 대해서 항상 누군가가 내가 쉽게 있도록 또는 잊지 않도록 알려줬었다.

모든 내가 하다 보니, 눈물이 ~돌며, 그때 고마운 몰랐구나. 당연하게 여겼구나. 고맙다고 말할 것을  것을 그러지 못하고 떠나네 

앞으로 내가 스스로 알아보고 해야 하는 일들이 많을 텐데...

 

아니 전부일 텐데 잘해보자. 해봐서 그렇지 못하는 아닐 거야. 

나도 잘할 있을 거야. 

이사 준비하던 밤에나도 잘할 있어 되뇌었던 같다. 

이사 당일 일찍 눈을 뜨고 마지막 짐을 챙겼다. 화분이었다. 

서울에선 화분들을 죽였는데, 원룸에서는 눈에 보이지 들여다보고, 물도 적당히 주고, 자리도 이리저리 옮겨 주었더니 키우던 식물들이 모두 쑥쑥 컸다. 이것도 상자 안에 서로 부딪히게 넣었다. 

 

딩동 

이삿짐 아저씨가 오셨다. 초심자의 행운인 건가?

아저씨는 매우 좋은 분이셨다. 묵묵히 일을 척척 진행하셨고, 서울로 와서도 무거운 침대를 혼자서 척척 옮겨주셨다. 포장이사의 1/4 가격이었다.  

 

이사 끝나고 나니, 이제부턴 정말 모든 것은 손으로 뜻대로 라는 생각에

기분도 살짝 설렜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