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탐사 다큐멘터리 나는 생존자다 후기를 공유합니다. 한국 사회를 뒤흔든 4대 참극을 생존자의 목소리로 전합니다. 형제복지원, JMS, 지존파, 삼풍백화점 붕괴 사건을 통해 인간의 잔혹함과 제도의 부재, 그리고 여전히 반복되는 사회적 탐욕의 민낯을 보여줍니다.
'나는 신이다' 이후, 제작진의 귀환
2023년,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는 사이비 JMS 교주 정명석의 성범죄 실태를 폭로하며 전국적인 충격을 안겼습니다. 공개 당시 드러난 교주의 성적 일탈과 조직적인 은폐 시도는 많은 시청자들에게 “알고 싶지 않은 걸 알아버린” 불쾌감과 분노를 남겼죠.
그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제작진은 **<나는 생존자다>**라는 새로운 탐사 다큐로 돌아왔습니다. 이번엔 한국 사회에서 발생한 4대 참극을 2개의 에피소드로 나눠 다루며, 생존자들의 증언을 통해 ‘망각된 진실’을 끌어올립니다.
형제복지원 사건 – 국가가 만든 지옥
부산 북구 주례동에 위치했던 형제복지원은 1975년부터 1987년까지 약 3,500명을 강제 수용한 곳입니다. 겉으로는 ‘부랑인 보호’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실제론 길을 잃은 아이와 평범한 시민들까지 강제로 끌려갔습니다.
공식 사망자만 513명,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폭행, 고문, 강제 노역, 성폭력이 일상처럼 자행되었고, 피해자들의 몸과 마음은 지금까지도 회복되지 못했습니다.
복지사업의 탈을 쓴 원장 박인근은 국가 지원금을 통해 부를 축적했고, 사망자와 피해자에 대한 책임은 끝내 회피한 채 생을 마쳤습니다. 이 사건은 권위주의 정권 시절 ‘사회 정화’라는 이름으로 자행된 국가 폭력의 단면입니다.
JMS – 사이비와 권력의 유착
앞선 작품이 정명석 개인의 성범죄를 조명했다면, 이번 JMS 에피소드는 교주를 비호한 조직과 권력층의 실체를 파헤칩니다.
정명석의 측근이었던 정조은은 성적 착취 구조를 오히려 공고히 했고, 일부 경찰·검찰 고위 관계자들은 조직적 은폐와 사건 축소에 가담했습니다. 다큐는 사이비가 단순히 ‘교주’만의 문제가 아니라, 돈과 권력의 네트워크로 유지된다는 사실을 드러냅니다.
지존파 사건 – 사회가 만든 괴물들
1994년 전국을 충격에 빠뜨린 지존파 연쇄살인 사건은 평균 나이 21.5세의 청년들이 벌인 무차별 범죄였습니다. 다큐는 9일간 납치·성폭행을 당한 피해자 이선영 씨의 증언을 중심으로 당시의 참혹한 실상을 전합니다.
두목 김기환은 법정에서 “우리는 입을 것도, 먹을 것도 없었다. 왜 우리가 유죄냐”라며 사회의 불의와 부조리를 역설했습니다. 물론 범죄를 정당화할 수는 없지만, 그들의 왜곡된 분노는 불평등한 사회 구조가 낳은 괴물의 얼굴을 보여줍니다.
삼풍백화점 붕괴 – 탐욕이 부른 참사
1995년 6월 29일, 강남 한복판의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는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1,445명이 매몰되었고, 5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사전 경고 신호가 있었음에도, ‘하루 매출’을 이유로 영업을 강행한 경영진의 탐욕이 수백 명의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더 충격적인 건, 희생자들을 애도하기는커녕 “기업도 손해가 크다”라는 회장의 발언이었습니다.
리뷰: 네 개의 사건, 하나의 공통점
넷플릭스 **<나는 생존자다>**가 다룬 사건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탐욕이 인간의 존엄을 무너뜨렸다는 것입니다.
- 형제복지원은 국가 지원금을 위해 무고한 시민을 가둔 사건
- JMS는 교주의 성욕과 헌금을 지키려는 권력의 결탁
- 지존파는 불평등에 대한 분노가 왜곡된 방식으로 표출된 범죄
- 삼풍백화점은 매출을 위해 고객의 안전을 무시한 기업 탐욕
이 다큐는 단순한 과거 회고가 아니라, **지금 우리의 사회는 얼마나 달라졌는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마무리: 왜 이 작품을 봐야 할까?
<나는 생존자다>는 불편하고 무거운 작품입니다. 그러나 바로 그 불편함이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이유이기도 합니다. 과거를 기억하고, 피해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만이 같은 비극을 막는 길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