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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오타쿠의 시청일지

[넷플미드추천]클래식 추리소설 매니아들을 위한 드라마. 브리저튼의 엄마 숀다랜드의 새로운 주인공 '그렇게 사건 현장이 되었다'

by 숲속의여사님 2025. 4. 8.

우먼 + 넷플릭스 하면 생각나는 드라마는 <브리저튼>이다. 시즌4에 외전까지 나오면서 크게 넷플릭스의 여성고객 확보에 한 몫한 드라마다. 그전에 누구나 봐야 했던 의학 드라마는? <그레이 아나토미> 의사생활보다는 메러디스 그레이의 연애서사 같은 시즌 20이 넘어서는 드라마다. 

 

 

여성들의 연애를 찐하고 신선하고 선을 넘으면서 그린 이 드라마들은 모두 프로듀서 숀다 라임스 작품이다. 

그녀가 손대면 모두 히트 친다고 ^^ 

 

그녀의 작품에는 남자보다 똑똑하고, 전투적이며, 실력을 갖춘, 당당하게 목소리를 내는 여성 캐릭터가 있다. 

 

그레이 아나토미의 크리스티나 양이 그랬고(양은 뛰어난 수술 실력을 가지고, 언제나 일등하려고 아등바등하지만 중요한 순간 진실을 외면하지 않는다), 브리저튼에선 레이디 휘슬다운의 목소리가 솔직하고 위선 없어서, 불편하지만 모두들 그녀의 목소리를 기다린다. (귀족 사회의 화려한 겉모습 뒤에 숨어 있는 진실을 그녀만의 관점으로 적나라하게 기술한다. ) 

 

이번 숀다랜드의 신작 '그렇게 사건 현장이 되었다'에도 목소리를 내는 여성이 있다. 

 

관조가(새관찰) 취미인 사설탐정 코델리아 컵이다. 

코델리아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새 관찰이다. 그것을 위해선 밀림에 들어가 홀로 지낼 수 있다. 해변에 하루 종일 앉아 기다리기도 한다. 심지어 백악관으로 와서도 관조에 빠져 있다. 그녀는 뛰어난 관찰력과 사고력으로 미궁에 빠진 문제를 해결한 유명 탐정이다. 

 

CIS가 모든 범죄를 샅샅이 뒤지고, 빼박 증거를 내밀어 범인을 잡는 요즘 같은 시기에, 코델리아는 오직 질문으로 범인을 찾는다. 

아무도 믿지 말라는 소신을 가지고 모두의 말을 듣고 질문하고 수집, 거기서 논리적이지 않은 것을 찾아내는 게 그녀의 일이다. 고전적 추리소설에서 범인을 찾는 방식이다. 

 

지금이야 뭐 이런 고리타분한 방식이 있을까 생각하지만, 나 어렸을 때 이런 식의 추리에 넋이 나갔다. 추리란 풀릴 때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고, 늘 독자의 뒤통수를 쳐야 제맛이다. 

 

이번 드라마는 추리소설가들에게 헌정하는 드라마 같다.  에피소드 1부터 10까지가 필독 추리소설 제목이다. 더군다나 마지막 에피소드의 제목은 <노란방의 비밀>이다. 작가 미쳤다. 제법이다. 이것만으로도 마니아들 심장 뛰게 한다. 

 

드라마는  짜임새 있고, 백악관이라는 일반인들에게 미지인 곳을 소개하는 매력도 있으면서, 촬영도 세련 됐다. 이 세련 된 드라마라면 주인공이 아주 예쁜 것 같지만, 반전매력이 있다. 코델리아는 세상이 예쁘다고 하는 기준과는 거리가 있다. 작고 땅딸만 한 흑인 여성이다. 그녀에게 반짝이는 것은 뇌. 

 

 

새를 관찰 할 때는 아무도 그녀를 건드리지 못하게 하고, 새를 통해서 세상을 바라보는 조금 별난 여자다. 그녀의 질문 방식은 대꾸 없이 기다림이다. 인간이란 자기가 얘기했을 때, 상대의 반응을 기다리는데 코델리아는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는다. 그러면 상대방은 불안해하고, 어색함을 피하기 이해 묻지도 않을 말을   찌껄(?)이게 된다. 그러다 해서 안 되는 말까지 하는 거다. 

앉아서 상대의 실수를 기다리다가 결정적 한방을 날리는게 코델리아 식이다. 

 

한 가지 사건을 놓고, 그 장소에 있었던 용의자들에게 질문하는 식이기 때문에 한 가지 사건의 장면이 계속 반복된다. 단, 진술자에 따라서, 이 사건은 전혀 다르게 보일 때도 있다. 같은 장면이 계속되는 게 지루할 수도 있으나, 추리영화에서 이건 중요한 것이다. 사건을 전혀 다른 관점에서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이 드라마를 쓴 작가는 분명 추리소설 찐찐매니아일 것이다. 

 

앞으로 시즌이 계속 될지 모르겠다. 

나는 이번 시즌으로 너무너무 만족하고, 어설프게 할 거면 그냥 뒀으면 좋겠다.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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