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책과 드라마만 보다가 오늘은 여러분께 도움이 되는 글을 적어보자 합니다.
2009년부터 한국장학재단이라는 곳을 다니고 작년에 퇴사했어요. 이곳은 국가장학금 집행 및 운영을 하는 준정부 기관입니다.
편하게 재단이라고 할게요.
재단에 다닐 때 보니,
내 주변 지인들은 대학등록금이 부담이 된다는 것은 알지만(사실 이건 전 세계 어느 나라 부모든지 마찬가지일 거다.) 자세한 관심 없어요. 내가 다니는 회사가 그냥 공공기관이라는 것만 알지 어떤 업무를 하는지는 자세히 알고 싶어 하지도 않았죠.
그러다가 어느 날 문득 연락이 옵니다.
'대학 장학금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해?' , '우리 아들 장학금 받을 수 있나?' , '왜 못 받는 거지?'
요즘 학자금 제도야 말로, '라테'는 말이지로... 설명이 될 일이 아니에요. 현재 40대, 50대가( 대학생 자녀를 두고 있거나, 곧 두게 되는 연령대) 학교 다닐 때와는 정말 많이 변했거든요.
그래서 간략하게나마 우리나라 학자금 제도에 대해서 내가 학자금 관련 업무를 했던 2005년부터 이야기해 볼게요.
정말 관련해서 개념이 없는 분들을 위한 입론 같은 내용을 편안하게 적겠습니다.
내가 학자금 대출 관련 업무를 한 것은 2005년이에요.
2005년도에 대학 등록금 대출은 시중 은행에서 했어요. 정부가 학자금 대출에 관련해서 90% 보증을 했기 때문에, 학자금 대출은 시중 금리보다 조금 더 저렴했습니다. ( 그때 당시가 5% ~ 7% 사이로 기억)
2009년 5월 정부에서는 국가 예산으로 하는 장학업무를 모두 한 곳으로 모아 새로운 기관을 만들어요.
2009년 장학재단의 설립시에 첫 번째 과제는 직접대출이었어요. 은행에서 취급하는 대출을 직접 함으로써 최대한 비용을 줄여 대출 이자를 낮추는 것이었어요. 대출은 모두 은행에서 하는 걸로 생각하던 시절이었기에 당시에는 신박한 아이디어였어요. 2009년 2학기 학자금 대출 이자가 2.9%네요. (2024년 2학기는 1.7%입니다. )
2010년에는 취업후상환 학자금 대출 제도가 나와요. 학기마다 학자금 대출을 받으면 졸업시점에는 2,000만 원이 넘는 채무를 가지고 사회에서 시작하게 되는 어려움 점을 개선하기 위해서, 취업할 때까지 상환하지 않는 제도예요. 이것도 대출은 대출입니다. 취업 후 일정금액 이상의 소득이 발생하면 국세청에서 원천징수하여 상환하는 프로세스입니다.
그리고 2012년 학자금 제도의 패러다임의 변화가 옵니다.
바로 국가장학금 도입이에요. MB정권 공약 중에 하나가 '반값 등록금'입니다. MB정권은 대학 등록금을 내리는 방법 대신, 절반을 국가가 장학금으로 주는 방식을 선택해요. 단, 여기서 잘 봐야 하는 게 '소득연계'라는 단어입니다. 모든 대학생에게 등록금의 50%를 장학금으로 주면 얼마나 좋을까요?
학생의 경제 여건을 보고 등급으로 나누어 등급별로 차등된 장학금을 지급합니다.
이걸 '학자금지원구간'이라고 해요. 처음에는 '소득분위'라고 했는데, 일반적으로 말하는 '소득분위'라 헷갈린다고 이름을 변경했어요.
반영되는 정보와 계산하는 방식이 전혀 다르니 헷갈리면 안 되겠죠. '학자금지원구간' 등급에 따라서, 연 570만 원을 받는 학생부터 0원을 받는 학생까지 있어요. 정말 다 주면 좋을 텐데 말입니다. 차등도 속상한데, 하나도 못 받는 친구들도 있으니 맘 상하잖아요. (이건 정말 제 개인 의견이에요. ^^)
그럼 경제 여건을 어떻게 확인할까요? ^^ 이 부분을 다들 잘 모르시더라고요.
재단은 여러분 가정(가구)의 소득정보와 부채 정보를 확인하고 있어요. 물론 여러분의 동의하에 진행합니다. 학생은 물론 부모의 자산까지 동의하에 싸~악 다 가져와요. 그래서 0부터 10까지 등급을 나눕니다. 이 정보는 건강보험료를 내는 등급보다 더 세밀한 내용으로 진행해요.
기초 차상위(0)에서 8구간까지는 국가장학금이 지급되지만, 9~10구간은 지급되지 않아요.
아참 성적도 봐요. 최소한의 기준이 평균 B입니다. 공부할 의지가 있는 친구들에게 장학금으로 지원한다는 개념이니까요.
우리 가구는 몇 구간일까 궁금하시죠?, 재단 홈페이지에서 신청해 보는 방법이 있긴 해요.
소득정보를 싸악~ 다 가져오려다 보니 이걸 계산하는 데는 최소 6주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다들 왜 이렇게 오래 걸리냐 하시는데, 시중은행에서 은행 자산도 다 가져오려면 시간이 그만큼 걸려요. 올해 연말에 졸업하는 신입생들은 대학이 정해지지 않아도 미리 신청할 수 있으니 미리미리 하면 좋겠죠.
경험에 빗대어 보면
맞벌이 거나, 자가 주택이 있거나 하면 대부분 10 분위입니다. 국가 장학금 받을 수 없어요. 너무 슬프죠.
9 분위나 10 분위 학생들이 깜짝 놀라요. 자기가 생각하기에 우리 집이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게 아닌데, 장학금을 못 받으니 말입니다.
제게 연락 오는 지인들께 '여러분의 자녀는 국가 장학금 받을 확률이 희박합니다.'라고 말하면 다들 대단히 실망하십니다.
월급 꼬박꼬박 들어오면 거의 그렇게 됩니다. 작은 집이라도 자가주택이면 그렇고요.
그렇다고 국가장학금 받자고 집을 팔 순 없잖아요.
등록금을 줄 형편이 되면 문제는 안 되겠지만, 비싼 등록금을 8학기나 아무 걱정 없이 줄 수 있는 가정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아주 희박하죠.
그럼 다음 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국가 장학금만 장학금이냐? 그렇지 않죠.
우리에겐 성적 장학금이라는 게 있잖아요. ㅎㅎㅎ
나와 무관한 얘긴가요? ^^
오늘은 여기까지 할께요.
다음편엔 국가장학금 이외의 내용으로 돌아올께요.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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