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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오타쿠의 시청일지

[영화추천]충격적 미국의 모습이 남의 일 같지 않다. 시빌 워:분열의 시대

by 숲속의여사님 2025. 1. 28.

연휴가 시작됐다.  이번 연휴에 뭐 볼까 리모컨 누르다 Btv의 광고에 선택한 영화 시빌 워:분열의 시대이다. 

 

광고에서 보니 미국이 내전이라는 상황이고, 대통령이 국민들을 공격했다고 나왔다.

요즘 리얼 미국상황을 보니 그 쪽 동네도 갈등과 분열이 만만치 않다.  미국은 총기 휴대까지 하는 나라이기에 정말 그러면 안 되지만 영화가 영화로만 끝나지 않을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이 영화가 인상 깊은 것은. 

전쟁이란 이런것이다. 간접적으로 느끼게 해 준다. 

내 집 앞에 포탄이 떨어지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무자비하고 비참해지는 것이 무언인지 간접체험하게 해 준다. 

영화 보는 내내 고통과 분노를 느끼고, 공포스러웠던 것은 이게 가상의 미국 이야기가 아닌 가상의 한국이야기 같았다. 

그럼 먼저 줄거리부터 소개한다. 

 

[줄거리]

미국이 내전상황이다. 캘리포니아주와 텍사스주를 주축으로 한 서부군과 나머지 19주가 뭉친 플로리다 동맹의 분리독립으로 내전이 벌어졌다. 대통령은 무자비한 폭격으로 이를 종식시키려 한다. 

사람들은 모두 흥분해 있고, 자살 테러도 곳곳에서 일어나며 하루하루 생명을 유지하는 것이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종군기자 (커스틴 던스트)와 조엘(와그너 모라), 새미(스티븐 핸더슨) 그리고 종군기자가 꿈인 제시(케일리 스페니)는 대통령을 인터뷰하기 위해 자가용을 몰고 워싱턴으로 향한다. 

 

시민군과 연방군의 전투 상황을 직접 옆에서 본 제시는 충격을 받는다.  리는 제삼자로서 기록을 객관적으로 담는 일이 종군기자의 역할이라며 정신 똑바로 차리라고 하면서도 충격받은 제시를 돌본다. 

 

무정부 상태에서 전투는 잔인하고, 민간인 학살도 서슴지 않고 벌어진다. 많은 희생을 치루면서, 그들은 워싱턴에 도착하고 그 과정에서 제시는 어느새 진짜 종군기자가 되어 있다. 

 

워싱턴이 서부군에 함락되고 대통령을 찾으면 사살하라는 명령이 떨어진 상태에서, 리와 조엘, 제시는 대통령을 찾는다. 

 

 

몇 명 장면과 대사가 기억에 남는다. 

이들이 워싱턴으로 향하다 만난 소수의 군인들은 민간인을 대량학살하고 그대로 땅에 묻어 은폐하려 한다. 리 일행을 총으로 위협할 때, 조엘은 '우리는 미국인이다' 라며, 위기를 모면하려 하는데, 군인들은 '어느 미국편?'이냐고 묻는다.  

같은 나라에서 내전이 일어나면 이렇게 되는구나.  어느 미국?이라는 대사가 마음에 꽂혔다. 

생각해 보니, 이걸 이미 겪은 나라가 우리나라다. 6.25 전쟁 때, 같은 한국인인데, 남한이냐 북한이냐로 서로 죽였으니 말이다. 

 

영화 초반에 대통령을 인터뷰하러 워싱턴으로 가겠다는 리에게 새미가 묻는다. 워싱턴은 기자도 상관없이 죽이는 곳인데, 왜 위험한 곳에 가려느냐 묻는다. 리의 대답은 '지난 18개월 동안 대통령이 그 어느 기자와도 인터뷰하지 않았어요. 지금 대통령이 어떤 말을 하는지 인터뷰해야해요.'  지금 구속된 대통령이 생각났다.  인터뷰는 없고, 본인 이야기만 있는 그 사람이다. 불통의 아이콘.

무차별하게 국민들을 공격하던 그 대통령은 영화 인트로와 마지막엔 잠깐 나온다. 인트로에 자유민주주의를 위해서 전쟁을 한다는 연설을 하기 위해 그는 거울 속 자신을 보고 또 본다. 표정이 어떤지, 이리 보고 저리 보기만 한다.  재판에 나오기 전 꽃단장하는 누구처럼... 

 

그들이 워싱턴에 가까워질수로 제시의 사진은 종군기자의 최상의 사진이 된다. 날아오는 총알 사이로 누른 셧터에 찍힌 사진이,  전쟁의 참혹함을 그대로 보여준다.  참혹한 순간을 기록을 하지만 그 일에 끼어들 수 있진 않다.  학살된 시체 사이에 떨어져 정신 못 차리고 토하기만 했던 제시는 워싱턴엔 도착했을 땐, 그 누구보다 앞장서서 셔터를 눌러대는 진정한 기자가 되었다. 대통령을 찾기 위해 군인들 뒤에 바싹 붙어 셧터를 누르고 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제시의 그런 사진으로 마무리된다.  한 종군기자의 성장이야기, 그리고 세대교체 이야기가 함께 그려진다. 

 

참혹한 전쟁으로 쑥대밭이 된 곳도 있지만, 내전에 간섭하지 않고,  나몰라라 자신들의 일상을 살아가는 주들도 있다. 씁쓸하지만 그것도 그들만의 선택인가 보다. 

 

갈등과 분열이 나라를 전쟁으로 몰아 넣는 것은 우리는 이미 경험했다.  

영화를 보면서, 전쟁 속에 있는 모든 이에게 평화가 오기를, 갈등 속에서 미움만 남은 우리에게 사랑이 오기를 잠시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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