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말~2000년대 초, 대한민국 최초 프로파일러 실화를 바탕으로 한 SBS 범죄 드라마. 김남길·진선규의 열연과 묵직한 범죄심리 분석 스토리로 넷플릭스에서 다시 주목받는 명작
실화를 바탕으로 한 한국형 범죄심리 드라마
SBS 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은 대한민국 최초의 프로파일러 권일용과 기자 고나무의 동명 저서를 원작으로 한 실화 바탕 작품입니다.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까지 우리나라 범죄심리 분석의 초창기를 배경으로 하며, 넷플릭스에서 다시 공개된 이후 ‘비밀의 숲’, ‘시그널’과 함께 한국 범죄 드라마 명작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배우 김남길과 진선규의 완벽한 호흡 속에서 범죄자의 심리와 행동 패턴을 추적하는 과정을 사실적으로 보여주며, 당시 생소했던 범죄행동분석(프로파일링) 수사의 탄생 과정을 흥미롭게 그려냅니다.
송하영과 국영수, 범죄행동분석팀의 탄생
주인공 송하영(김남길 분)은 타인의 감정을 깊이 느끼는 탓에 경찰 조직에서 자주 이탈하던 형사입니다. 그는 미국 FBI에서 범죄심리학과 수사기법을 배운 감식계장 국영수(진선규 분)의 눈에 띄어, 혼자 있는 여성을 노린 연쇄 강도 살인사건을 해결하며 범죄행동분석팀의 창설 멤버가 됩니다.
이후 팀은 강력범죄자들을 인터뷰하며 범죄심리 분석 데이터를 구축하고, 아동 유괴 살인사건 등 미제 사건에서 범인의 특징을 특정해 수사 방향을 제시합니다. 기동수사대 윤태구 팀장과의 대립과 공조 역시 극의 중요한 흐름을 이룹니다.
현실적인 묘사와 묵직한 메시지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은 한국형 프로파일러의 시작이 얼마나 험난했는지 보여줍니다. 윗선의 반대와 동료들의 냉대를 이겨내고 사건 현장에 뛰어드는 국영수 팀장의 모습, 그리고 잔혹한 범죄자와의 인터뷰 후 밥조차 못 먹는 팀원들의 모습은 시청자의 마음을 무겁게 만듭니다.
그러나 송하영은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며 피해자를 지키는 선택을 하고, 그 곁에는 백준식 과장, 허길표 계장, 윤태구 팀장 같은 든든한 동료들이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시청자는 ‘같은 상황에서도 인간은 전혀 다른 선택을 한다’는 범죄심리학의 본질적인 질문을 마주하게 됩니다.
김남길·진선규의 연기와 한국 범죄 드라마의 완성도
송하영 역의 김남길은 차분하지만 날카로운 시선으로 프로파일러의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했고, 국영수 역의 진선규는 묵직한 신념과 인간적인 따뜻함을 동시에 담아냈습니다. 두 배우의 케미스트리는 드라마의 밝음과 어두움을 균형 있게 잡아주며, ‘무뢰한’ 이후 김남길 최고의 연기라는 평가를 이끌어냈습니다.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지 1년이 지난 지금도 상위권에 머무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이 작품은 ‘비밀의 숲’, ‘시그널’, ‘마인드 헌터’와 나란히 놓아도 손색없는 실화 바탕 범죄 드라마이자, 한국형 프로파일러 장르의 완성형이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