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맞벌이 하면서 육아 도우미 또는 가사 도우미로 남의 손에 아이들을 16년간 키웠어요.
그 간 우리집을 거쳐간 이모님은 총 5명
그 중 한 분이 7년을 계셨고 나머지 분들은 1년 남짓 우리집에서 아이들을 돌봐주셨어요.
남들보다 이모님과의 함께하는 생활을 좀 길게 했기에, 그리고 남들에게 너무 좋은 이모님을 만났다며 '전생에 나라를 구했냐?' 라는 말을 자주 들어본 사람으로 육아 도우미 선택하는 분들께 그리고 현재 육아 도우미와의 관계로 힘들어하는 분들을 위해 제 경험을 몇 자 적습니다.
첫 번째 이모님과 두 번째 이모님을 너무 너무 좋은 분을 만나서 걱정 없이 지낸 것도 있지만, 인간 관계라는게 계속 되다 보면 서로에게 실망도 하고, 섭섭하기도 하는 거에요
우리집은 몇 가지 규칙을 정했어요.
1. 퇴근 시간 엄수 (내가 회사에서 요구하는 복지를 이모님께 적용)
나도 야근하면 피곤하고 다음날 컨디션이 영 좋지 않은데, 장시간 아이들과 일하시는 이모님의 컨디션은 곧 우리 아이들을 위한 것이라는 생각에 남편과 제가 아둥바둥하면서 뛰어와서 퇴근 시간은 지켜드렸습니다. 비용을 지불하는데 뭐 어때? 라는 생각이 가끔 들기도 하지만, 갑작스런 야근은 나도 짜증나는 일이므로 이모님께도 최선을 다해 지켜드렸어요. 내가 회사에서 일할 때 받는 대우를 이모님께도 최소한의 선에서 지켜드리려 노력했어요.
많지는 않지만 나의 여름 휴가 때 이모님도 휴가드림. 서로 서로 재충전의 시간을 만들었어요.
2. 신뢰
아이들 먹는거, 필요한 식자재를 사실 수 있도록 카드를 드렸어요. 대부분의 이모님들이 가정 주부이시기 때문에 헛투루 식재료 낭비 하지 않으세요. 낭비는 제가 하죠. ^^ 매번 직접 장보는게 힘든 일 일수도 있지만, 머리 속에 생각하시는 식단을 마음껏 준비하시도록 카드를 드렸어요. 그리고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에 대해서 신뢰했습니다.
가끔 너무 피곤한 날에는 아이들 낮잠 잘 때, 쉴 수 있으시고 '우리 이모님은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집에 오면 청소도 되어 있고, 옷 정리도 되어 있고, 쉴 틈 없이 일해 주셨어요.
사실 저에게 친정 엄마 그 이상이셨어요.
명절과 생일에는 꼭 작은 선물이라도 인사 표시 했어요.
3. 존중
아이들이 이모님가 트러블 있을 때는 무조건 아이편을 들지 않았어요. 아이들 앞에서 이모님 흉을 보거나 하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은 엄마 아빠가 하는 말을 다 듣고 있어요. 내가 이모님을 존중하지 않는 말투를 보이면, 아이들이 그대로 합니다.
그러면 아이들과 이모님과 관계를 좋아질 수가 없어요.
4. 업무분장
요새는 육아와 가사가 정확하게 나눠져 있죠? 제가 도우미 이모님과 처음 관계를 맺을 때는 업무분장을 칼로 무자르듯 하지 않았어요. 간혹 그렇게 하는 사람도 있다는 말이 들렸는데, 3,4년 전에 마지막 이모님과 관계를 맺을 때 업무분장을 명확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업무 분장을 하려면 초기에 해야합니다. 이미 우리 집에 적응하신 이후에 업무 분장을 하게 되면 서로 섭섭할 뿐입니다.
새로 이모님을 만나게 되면, 만나기 전에 업무분장을 쭈욱 적어 보세요. 육아의 업무를 드릴 것인지 가사도 포함 될 것인지....
업무분장이 정해졌으면 이것저것 더 해주시면 좋겠다는 마음 속 생각은 접습니다.
그게 나의 정신 건강해 좋습니다.
긴 워킹맘의 시절에 느낀 건
여자 한 명이 일을 하려면, 다른 여자가 육아와 가사를 도와줘야 한다는거에요.
절대 나 혼자 할 수 없어요. (혼자 한다면, 멀쩡한 멘탈로는 할 수 없습니다. )
친정 엄마가 되었든, 시어머니가 되었든, 생판 모르는 남이 되었던 누군가의 손을 빌려야 하는 시기입니다.
처음부터 가족같은 이모님은 없어요. 내가 가족처럼 대하면, 그 분도 내 아이들을 가족처럼 대해주실거에요.
저는 제가 먼저 그럴 여유는 없었어요. 일과 육아에 한참 치일 때잖아요.
그런데, 가족처럼 우리 아이들을 사랑해 주시는 이모님을 만나서, 저도 가족처럼 대하려고 노력했던거 같아요.
첫 이모님과 관계가 좋아서 아이들도 이모님에 대한 예절을 배웠어요. 다른 이모님들도 아이들이 예의 바르다고 칭찬해주시고 많이 사랑해 주셨어요.
오늘도 이모님 문제로 애쓰는 워킹맘 여러분.
이 때도 곧 지나갑니다. 신뢰와 존중으로 가족 같은 도우미 이모님 만나기를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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