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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리뷰] 삼체 - 넷플릭스 - 류츠신 소설 원작 삼체너무나 중국미가 풍기는 제목을 가지고 있는 이 책을 읽은 적은 몇 년 전이다.  책이 국내에 소개 되었을 때, 홍보에 크게 두 가지가 강조되었다. 휴고상을 받았다. 버락 오바마가 극찬한 책이다.  나는 두 번째 이유에 강하게 끌려 선택했다.  그러나 나는 1권을 채 읽지 못하고 덮었다 과학 소설이라 그런지 도대체 집중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더라. 그리고 주인공들이 겪게 되는 문명에 관한 게임이 있는데, 태양에 의해서 문명의 계속 해서 흥왕하는데 이게 무슨 뜻인지,  이 이야기에서 게임이 의미하는게 뭔지 이해하기 전에 책을 덮었다.  그리하여 '삼체'라는 제목은 기억 속에 덮고 나 몰라라 하고 있던 몇 년이 흐르고,  넷플릭스에서 '삼체' 티저 광고가 나오기 시작했는데, 그래도 크게 관심이 없었다.  .. 2024. 3. 28.
나에게 진짜 퇴사는 블라인드와의 이별 퇴사를 해도 블라인드를 놓기가 망설여졌다. (블라인드는 친절하게도 퇴사자를 밀어내지 않는다. ) 왜일까? 이직이 아니기에, 회사에 대한 애정과 애증이 그대로 있었다. 블라인드란 보통 갈등의 이야기들이 올라오는 곳이다. 나는 그들의 갈등을 보며 즐기기를 원했던 걸까? 맞다. 그곳의 무궁한 발전보다는 내가 없으니 좀 소란스럽고 껄끄럽게 운영되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퇴사하고 한 동안은 종종 들어가며 불미스러운 일은 없는지, 갈등은 없는지, 누가 잘못한 일은 있는지 나도 모르게 체크했다. '아, 이렇게 마음에서 밀어내지를 못하는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달리기를 하고 전시회를 다니며, 친구들을 만나는 삶을 살다 보니 어느 날 문득 블라인드를 잊고 있었다. 즉, 회사를 잊고 있었다. 더 이상 주간회의 부서회의, 전.. 2024. 3. 26.
워킹맘에서 워킹 떼고 맘으로 2 아이들이 유치원 다닐 때부터 들은 말이 있다. '애들 초등학교만 들어가면 살만하니 조금만 더 버텨라' 하루 종일 일하고 종종걸음으로 퇴근하고 나면, 엄마의 도어록 누르는 소리에 아이들은 벌써 현관 앞에 서 있는다. 저녁 육아는 신발도 제대로 벗기도 전에 안기는 아이들에게 몸을 휘청 거릴 때부터 시작되었다. 퇴근이 7시이던, 8시이던 나는 아이들에게 오늘의 취침 시간을 알려줬다. '9시에 잘 거니까. 우리 그 전에 화장실도 다녀오고, 치카치카도 해야 해!' 초저녁 놀이터에는 엄마와 산책 나온 동네 아이들이 많았는데 우리 집에서 꿈도 꾸지 못했다. 산책 다녀오면, 아이들 다시 씻겨야 하고, 흥분해 있으니 빨리 잠들지 못할 거라는 생각에 저녁 산책은 꿈도 꾸지 못했다. 큰 매트에 셋이 누워 조근 조근 책을 읽.. 2024. 3. 18.
워킹맘에서 워킹 떼고 맘으로 1 2007년에 큰아이를 낳고, 2023년에 퇴사를 하기까지 16년을 워킹맘으로 살았다. 16년 동안 2번의 출산 휴가와 1번의 육아 휴직을 사용했었다. 기간은 총 40개월 남짓이다. 7개월 남짓 된 큰아이를 두고, 출근하던 첫날이 지금도 생각난다. 급히 구한 이모님께 아이를 맡기고 출근하려 할 때, 큰아이는 무슨 상황인지 몰라 멀뚱멀뚱했고, 나는 현관문을 뒤로 하고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왜 눈물이 났을까? 낯선 이와 혼자 있을 아이 걱정이었을까? 앞으로 워킹맘으로 살아갈 내 앞길이 걱정이었을까? 아마 두 가지 감정이 섞여 있었겠지만, 아이 얼굴이 더 생각나는 걸 보니 아이 걱정이 조금은 더 많았던 것 같다. 입 짧은 큰아이는 당시 이유식을 시작했는데 입에 넣는 대로 밀어냈다. 출근 전 하루는 아이를 앞에.. 2024. 3. 15.
내 편이 필요해. 응원이 필요해 파티도 끝나고, 이사도 했고, 퇴직금도 받았고 이제 뭘 해야 할까? 급작스러운 퇴사에 인생 후반기 계획을 다시 세워야 할 상황이다. 위기 리스트를 적어볼까? 할 일 목록을 적어볼까? 멈추지 않고 5km 뛰기 영어 공부하기 뜨개질 전문가 되기 독서지도사 자격증 갱신 너무 자잘하구나 주변에선 쉬니까 신나겠다. 좋겠다. 부럽다.라고 ‘네... 네’ 웃으며 대답은 했지만 내 마음 한편에는 이렇게 내 경력이 끝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며 그늘진 곳이 생겼다. 이때, 남편의 한마디 ‘당신은 회사를 그만둔 거지. 일을 그만둔 게 아니야. 앞으로 인생 후반기에 할 수 있는 재미있을 일을 찾는 시간을 보내세요. 시간은 일 년 드릴게요.’ 아 그래 나는 회사를 그만둔 거구나. 일은 얼마든지 할 수 있지. 일단은 몸을 추스.. 2024. 3. 5.
기러기 이사! 내 손으로 내 돈 들여 사는 삶의 시작 이사를 위해 이사 업체를 알아봤다. 이사의 첫 단추부터 내가 앞으로 가야 할 퇴사자의 길을 느꼈다. 인사이동이 경우, 이사비용 처리를 해 주기 때문에 포장이사로 마음에 드는 업체 선택하면 된다. 영수증 잘 챙겨서, 서무 담당자에게 주면 이사비용과 기차비용까지 잘 챙겨서 은행으로 넣어주는 그런 시스템. (그립다) 그러나 나는 이제 퇴사자이기에 서울로 가는 이사는 내 개인의 문제이다. 이사 비용은 고스란히 내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다. ‘아, 이제부턴 모든 게 내 돈 들여 해야 하는 일들이구나’ 내 돈 내야 한다고 생각하니 포장이사는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이었다. 아쉬운 대로 숨는지에서 몇 군데 견적을 받아 큰 짐만 몇 개 포장해 주는 반 포장 이사 업체와 계약했다. 짐 정리는 이사 시작 전에 내가 해야 한다.. 2024. 3. 3.
나의 퇴사는 그들에게 어떤 의미인가? 퇴사 결정을 하고, 그 사실을 주변에 알렸다. 부모님과 형제들에게 알리고, 회사에 돌아가 직속 상사이자 선배인 L 부장님께, 절친에게, 그 뒤 절차에 따라 인사팀장, 인사부장에게 말했다. 부모님 회사에 다니면서부터 부모님이 생활비로 쓰실 용돈을 드리고 있기 때문에 마음에 걸렸다. 회사를 그만두고 수입이 없는데 어떻게 하지? 딸만 있는 부모님은 자식들이 번듯한 회사 다니고, 사업하는 것을 늘 자랑스러워하셨기 때문에 반대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웬일인지 나의 결정을 응원해 주셨다. ‘네가 너무 힘들겠다. 어서 몸을 추슬러라’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그 뒤로 용돈을 거절하진 않으셨다. 형제들 언니는 늘 퇴사 그만두지 말 것을 강조했다. 특히나 곧 아이들이 고등학생이 되는 시점에서 홑벌이는 힘들다고 했다. 그러.. 2024. 2. 28.
그날은 매우 화가 났고, 나는 행복해지고 싶었다. 23년 1월 정기인사 발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서울에 가족을 두고 본사가 있는 타지로 내려와 기러기 생활을 한 지 3년 6개월이 넘어가고 있는 시점이었다. 그동안 회사에서 내 역할을 충실하게 했고, ( 운과 실력과 좋은 사람들과 함께했기에 맡은 업무의 실적이 3년 연속 매우 좋았다) 본사에서 근무를 3년 했으니 이동 대상이 되기도 했고, 이번 인사를 앞두고서는 그간 아껴두었던 인사 고충도 상담했다. 나의 인사 고충은 건강과 가족이었다. 일주일에 2번에서 많게는 5~6번 타는 KTX는 내 몸을 축나게 했다. 그리고, 혼자 사는 불규칙한 삶은 체중을 늘렸으며, 이에 따라 나는 너무 이른 갱년기가 왔다. 혼자 있는 방 하나짜리 오피스텔에서 나는 종종 울었고, 타지살이의 서러움을 느꼈다. 더는 혼자 있을 수가 .. 2024. 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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