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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의 기분이 내 기분이 되던 시절 나의 첫 사회생활은 1999년 12월이었다. 대학 4년 기말시험을 끝냄과 동시에 회사라는 곳에 들어가게 되었다. 앞으로 취업이 잘 될 거라 해서 전산과를 다녔는데, 졸업 1년 전 IMF 사태가 발생했다. 취업 전선이 얼어붙으면서 대기업 취업이 어려워졌다. 간신히 면접은 보았으나 면접관들이 원하는 질문을 하지 않아 탈락 이제 막 생기기 시작한다는 벤처 기업에 들어가게 되었다. 조직은 작았고, 매거진 같은 콘텐츠 생산을 통해 향후 쇼핑과 연결하려는 회사였다. 지금은 그게 너무나 당연했는데 24년 전에 낯설고 우리 사회에 아직은 빠른 개념이었던 것 같다. 여하튼. 기존과 다른 것을 하기 위해 다양한 그룹군의 사람들이 있었다. 웹소설가, 마케팅 전문가, 디자이너, 광고 전문가 등 등 이상하게도 구성원의 90%가.. 2024. 4. 2.
[약수맛집추천]큰 집으로 이사 간 약수 순대 요즘 맛집추천 유튜브채널에서 곧잘 소개되는 곳이 약수동이다. 성시경의 먹을 텐데에 몇 번 나왔고, 김나영의 노 필터에도 약수동이 소개되었다. 그리고 최근엔 살롱드립에선 장도연과 박성훈의 약수동 금호동 부심이 나왔었다. 특히나 약수 순대국의 이전을 서로 알고 있느냐며 부심의 부심을 나타내던 그들. 그래서 오늘은 이사간 약수 순댓국 이야기를 하련다.  약수동 옆 동네에 10년을 넘게 살았는데 나도 작년부터 부지런히 약수동을 찾고 있다. 그중에서도 약수동 방문하면 꼭 가는 집이 2곳이다.  첫 번째 리사르커피 에스프레소 약수동을 가기 시작한 이유가 이곳을 가기 위해서였다.  여기는 추후 다시 소개하기로 하고  두 번째 약수 순대 지나갈 때마다 보이는 미친 줄에 갈 엄두를 못 내다가. 자유인이 된 이후로 평일에.. 2024. 3. 28.
[드라마 리뷰] 삼체 - 넷플릭스 - 류츠신 소설 원작 삼체너무나 중국미가 풍기는 제목을 가지고 있는 이 책을 읽은 적은 몇 년 전이다.  책이 국내에 소개 되었을 때, 홍보에 크게 두 가지가 강조되었다. 휴고상을 받았다. 버락 오바마가 극찬한 책이다.  나는 두 번째 이유에 강하게 끌려 선택했다.  그러나 나는 1권을 채 읽지 못하고 덮었다 과학 소설이라 그런지 도대체 집중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더라. 그리고 주인공들이 겪게 되는 문명에 관한 게임이 있는데, 태양에 의해서 문명의 계속 해서 흥왕하는데 이게 무슨 뜻인지,  이 이야기에서 게임이 의미하는게 뭔지 이해하기 전에 책을 덮었다.  그리하여 '삼체'라는 제목은 기억 속에 덮고 나 몰라라 하고 있던 몇 년이 흐르고,  넷플릭스에서 '삼체' 티저 광고가 나오기 시작했는데, 그래도 크게 관심이 없었다.  .. 2024. 3. 28.
나에게 진짜 퇴사는 블라인드와의 이별 퇴사를 해도 블라인드를 놓기가 망설여졌다. (블라인드는 친절하게도 퇴사자를 밀어내지 않는다. ) 왜일까? 이직이 아니기에, 회사에 대한 애정과 애증이 그대로 있었다. 블라인드란 보통 갈등의 이야기들이 올라오는 곳이다. 나는 그들의 갈등을 보며 즐기기를 원했던 걸까? 맞다. 그곳의 무궁한 발전보다는 내가 없으니 좀 소란스럽고 껄끄럽게 운영되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퇴사하고 한 동안은 종종 들어가며 불미스러운 일은 없는지, 갈등은 없는지, 누가 잘못한 일은 있는지 나도 모르게 체크했다. '아, 이렇게 마음에서 밀어내지를 못하는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달리기를 하고 전시회를 다니며, 친구들을 만나는 삶을 살다 보니 어느 날 문득 블라인드를 잊고 있었다. 즉, 회사를 잊고 있었다. 더 이상 주간회의 부서회의, 전.. 2024. 3. 26.
워킹맘에서 워킹 떼고 맘으로 2 아이들이 유치원 다닐 때부터 들은 말이 있다. '애들 초등학교만 들어가면 살만하니 조금만 더 버텨라' 하루 종일 일하고 종종걸음으로 퇴근하고 나면, 엄마의 도어록 누르는 소리에 아이들은 벌써 현관 앞에 서 있는다. 저녁 육아는 신발도 제대로 벗기도 전에 안기는 아이들에게 몸을 휘청 거릴 때부터 시작되었다. 퇴근이 7시이던, 8시이던 나는 아이들에게 오늘의 취침 시간을 알려줬다. '9시에 잘 거니까. 우리 그 전에 화장실도 다녀오고, 치카치카도 해야 해!' 초저녁 놀이터에는 엄마와 산책 나온 동네 아이들이 많았는데 우리 집에서 꿈도 꾸지 못했다. 산책 다녀오면, 아이들 다시 씻겨야 하고, 흥분해 있으니 빨리 잠들지 못할 거라는 생각에 저녁 산책은 꿈도 꾸지 못했다. 큰 매트에 셋이 누워 조근 조근 책을 읽.. 2024. 3. 18.
워킹맘에서 워킹 떼고 맘으로 1 2007년에 큰아이를 낳고, 2023년에 퇴사를 하기까지 16년을 워킹맘으로 살았다. 16년 동안 2번의 출산 휴가와 1번의 육아 휴직을 사용했었다. 기간은 총 40개월 남짓이다. 7개월 남짓 된 큰아이를 두고, 출근하던 첫날이 지금도 생각난다. 급히 구한 이모님께 아이를 맡기고 출근하려 할 때, 큰아이는 무슨 상황인지 몰라 멀뚱멀뚱했고, 나는 현관문을 뒤로 하고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왜 눈물이 났을까? 낯선 이와 혼자 있을 아이 걱정이었을까? 앞으로 워킹맘으로 살아갈 내 앞길이 걱정이었을까? 아마 두 가지 감정이 섞여 있었겠지만, 아이 얼굴이 더 생각나는 걸 보니 아이 걱정이 조금은 더 많았던 것 같다. 입 짧은 큰아이는 당시 이유식을 시작했는데 입에 넣는 대로 밀어냈다. 출근 전 하루는 아이를 앞에.. 2024. 3.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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