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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자 중독자의 독후일지

[원작추천]하나님이 원하시는 교황을 찾을 때까지 아무도 못 나온다. '콘클라베'

by 숲속의여사님 2025. 4. 3.

영화 콘클라베에 대한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오래전, 시스티나 성당에서 받았던 그 감동을 잊지 못하겠다. 미켈란젤로 때문이다. 그 방에서 나오지 않고 싶었다. 시스티나 성당이 나오는 영화는 모두 보고 싶다. 같은 이유로, 몇 년 전 나왔던 '두 교황'이라는 영화도 오래 기억이 남아 있다.  성격도, 믿음에 대한 생각도 너무나 다른 두 사람 교황 베네딕트 16세와 프란치스코(영화에서 추기경)의 만남을 그렸다. 그 둘이 얼마나 다른지, 그러나 무엇으로 둘이 꼬옥 묶여 있는지.. 보여준다.

 

영화 보러 극장 가는 길은 소소한 일정들에 밀려 험난하다. (개인 일정 정리해서 시간 만드는 것도 쉽지 않은데, 남편이 '당신 혼자 보면 배신이야'라고 까지 해서 둘의 일정을 맞추려니 도저히 안 된다. ) 아마 Btv로 보게 될 거 같다.

그러나, 기다리기까지  내용이 궁금해서 원작 소설을 찾아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은 다큐같은 소설이다. 읽는 내내 이런 일이 있었을 거 같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이거 진짜 아니야?' 

 

역사소설 전문가 로버트 해리스는 전직이 리포터, 기자, 칼럼니스트이기에 신문 기사처럼 작품이 군더더기 없다. 심각한 내용인데, 인간 심리를 보여주는 대사 때론 유쾌하기까지 하다. 384쪽의 책이 짦게 느껴진다. 

 

소설을 더 재미있게 읽기 위해선 천주교에 대한 사전 지식이 필요하다. 독서에서 이 단계를 배경지식 만들기 단계라고 한다. 읽기전 단계로 독서를 훨씬 풍요롭게 해 주는 작업이다. 

 

[배경지식]

콘클라베는 열쇠로 걸어잠근다는 라틴어   '쿰 클라비'(Cum Clavis에서 나온 말이다.  신임 교황은 추기경단의 비밀투표로 선출되며, 베드로 대성당 바로 옆에 있는 시스티나 성당(교황 시스토4세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시스토의 여성형이 시스티나임. 천장에는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가 그려져 있고, 벽에는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이 그려져 있다.)에 추기경들이 들어가서 투표를 할 때마다 열쇠로 방을 잠근다. 추기경들은 자발적 연금 상태에서 아무런 정보도 없이, 참석자 전원을 후보로 투표를 한다. 교회가 성령의 인도하심에 따라 마음을 모은다고 믿기에 이게 가능하다. 너무 길어지면 교회의 마음의 모아지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보일 수도 있다. 콘클라베 진행의 책임은 추기경단 단장이 맡고, 그는 총책임자이며, 동시에 교황 후보이다. 바티칸 시국은 세상에서 가장 작은 나라이자, 세상에서 가장 큰 조직이기에 국무원장, 인류복음화성 장관, 사도궁처장, 외교관직 등 우리에겐 익숙하지 않은 관직들이 있다. (우리나라 유흥식 추기경은 한국인 최초로 바티칸국 장관에 임명 됐다.) 

 

[줄거리]

교황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전 세계의 흩어져있던 118명의 추기경들이 로마로 모인다. 이들은 전통적인 방식으로 새로운 교황을 선출해야하는 막중한 임무가 있다. 118명 중 누구나 후보가 될 수 있고, 새로운 교황이 선출될 때까지 누구도 시스티나 성당에서 나올 수 없다. 추기경단 단장 로멜리 추기경은 콘클라베를 무사히 치를 준비를 시작한다.  로멜니는 국무원장 벨리니를 뽑을 생각을 하고, 교회의 강한 힘을 꿈꾸는 보수주의자 베네치아 총 대주교 추기경, 흑인 교황을 꿈꾸는 나이지리아 출신 추기경 등 콘클라베 시작도 전에 전운이 감돈다. 콘클라베를 시작하기 직전, 명단에 없는 추기경이 나타난다. 의중 추기경이라 하여, 교황이 아무도 모르게 임명한 추기경이 콘클라베를 치르기 위해 바그다드에서 왔다. 

 

투표를 할 때마다, 후보자 추기경들의 실제모습이 드러나고, 심각한 두통 속에서 로멜리는 콘클라베를 무사히 그리고 흠결없이 치르려고 한다. 

 

이 책의 추천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콘클라베 전통에 대한 지식 

콘클라베 순서와 이유 그리고 전통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이것만 읽어도 상식이 쭈욱 늘어난다.

교황령에  따라, 어떻게 진행하고,  2/3이상이 안 나오면, 어떻게 하는지 모든게 법으로 정해져있다. 성령의 인도에 따른다 하지만, 표를 모으기 위해 식사량량을 줄이는 일도 서슴치 않는 꽤 정치적 제도이다. 

 

2. 현재 천주교의 진부와 보수의 갈등 (이건 천주교만의 문제는 아니다. ) 

강력한 보수주의자 베네치아 총대주교는 교회의 강력한 힘을 강조하며,  신성한 로마교회의 고향에 이교도들이 교회 하나를 허락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하며,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이라고 강조하는데, 십자가 전쟁 나는 줄 알았다. ^^ 교회의 적으로 동성애, 낙태주의자, 자유주의자라며 이들이 교회를 흔든다고 하고 있다. 소설을 보면 교회를 흔드는 건, 고위 성직자들 그들 자신이다. 

 

3. 옛부터 있어 왔던 여성 신자의 중요한 역할

후보들은 여성 성직에 대해 어떤 입장을 보일 것인지 고민한다. 표를 얻기 위해선 후보들은 여성 성직에 대해 언급해선 안 된다고 한다. 점진적으로 생각해 보겠다는 입장 VS 영원히 여성에겐 그 어떤 직분도 줄 수 없다는 입장. 둘 다 여성들에게 호의적이지 않다. 추기경들은 콘클라베 기간 내내 수녀들이 준비한 식사를하고 그녀들의 도움을 받는데, 이는 이중적 태도이다.  그들은 성모 마리아를 믿고, 추대하고 그녀에게 기도를 하면서도 막상 성직에 대해선 엄격하다. 하찮은 일들은 시킬 수 있으나, 권이 있는 자리엔 앉힐 수 없다.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이는 바울이 언급한 부분 때문에 그런 것 같은데, 바울보다 높은 예수께서 여성들을 높이 쓰시고 칭찬하지 않으셨나? 이는 전혀 성경적인 것 같지 않다는게 내 생각이다. 보는 중간 중간 욱! 했지만, 결국 중요한 순간 로멜리 추기경을 도운 것은 아그네스 수녀이다. 그녀는 용기와 강단과 실력을 갖추고 진실을 알리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 잠깐 곁길로 새자면, 우리나라 개신교의 예장합동은, 여성목사 안수를 주지 않기로 결정 했다. 여성 신학생들은 총신에 입학하지 않았고, 그 결과 지금 예장합동에 소속한 교회들은 여성 전도사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 이다. 교구의 세세한 상황들은 여자 전도사들이 하는데, 스스로 자가당착에 빠진 셈이다. ) 

 

아주 오래전에 읽은 다빈치코드에서 결말은 불편했고, 말도 안되고, 억지스럽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의 결말엔 음... 

하나님이 높은데 있는 자들의 뒷통수를 아주 제대로 치시는구나 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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