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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오타쿠의 시청일지

[명작추천]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사카모토 유지 각본의 명작 '괴물'

by 숲속의여사님 2025. 3. 1.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사카모토 유지 각본을 맡고, 사카모토 류이치가 마지막으로 음악을 맡은 명작 괴물을 소개한다. 

봉준호 감독의 괴물과 동명이지만, 눈에 보이는 괴물이 나오는 그런 영화다 아니다.  (재밌지도 않은 농담 해서 죄송하다) 

 

고레에다 감독이 좋은 작품을 만든다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이곳에서도 고레다 감독의 작품을 몇 번 소개했다. 특히나 원더풀 라이프는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여전히 좋고,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마음을 단단히 먹고 봐야 하는 작품이다. 사카모토 유지라는 분은 잘 몰랐으나 칸 영화제에서 본 작품으로 각본상을 수상한 것으로 아 좋은 이야기를 쓰는 사람이라는 것이 증명되었다.  류이치 사카모토에 대해선 더 이상 얘기 안 하겠다. 

 

거기다가 남자 주인공을 맡은 2006년생 쿠로카오 소와가 일본에서 남자 신인상을 받기도 했다. 

 

영화를 보기 전, 여러 방면에서 작품성은 이미 인증 받은 셈이다. 

 

2024년 국내개봉 당시, 여러 유명 배우들의 인스타에 괴물을 인증사진이 올라오기도 했었다. 영화 좀 본다 하는 사람이라면 꼭 봐야 할 것 같은 그런 분위기... 그때, 영화 보기를 놓친 나는 이제야 그 대열에 합류했다. 영화를 보기 전부터, 영화 예고편 쇼츠도 타의에 의해서 보고, 특히 주인공 쿠로카오 소와의 인터뷰 쇼츠 본의 아니게 많이 봤다. 나는 영화 보기 전에 너무 많은 정보에 노출되면 피로감이 느껴져서, 보기 싫어지는 타입이라.... 상황이 더 나빠지기 전에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줄거리]

싱글맘 사오리(안도 사쿠라)는 세탁소에서 일하며, 초등학생 아들 미나토(쿠로카와 소야)를 키우고 있다. 어느 날 미나토가 신발 한 짝을 잃어버리고 온다든지, 보온병에 흙이 들어가 있다던지, 머리를 짧게 잘랐다든지 미나토의 행동에서 이상 기운을 감지한다. 용기를 내 찾아간 학교에서 상담을 진행한 날 이후,  상황 파악을 하러 간 학교에선 선생님들이 사과하고 빨리 문제를 덮으려고만 하며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흐르기 시작한다. 한편 사오리는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고 있는 미나토의 친구 요리(히이라기 히나타)의 존재를 알게 되고 자신이 아는 아들의 모습과 사람들이 아는 아들의 모습이 다르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깨닫는데… 태풍이 몰아치던 어느 날, 아무도 몰랐던 진실이 드러난다.

 

이 이야기는 같은 사건을 3명의 시선에서 보여준다.  보는 사람은 영화에 나온 정보들을 가지고, 괴물 찾기를 시작한다.

볼 때마다 나는 괴물이 누구인지를 내 생각으로 빠르게 판단했는데, 영화를 나 보고 나니 내 생각과 시선이 얼마나 편협했는지 혼자 부끄러워졌다. 

첫 이야기는 사오리의 시선이다.  아들이 선생님께 학교 폭력을 당하고 온다. 화가 난 엄마는 학교에 찾아가지만 선생님들은 가볍게 사과할 뿐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또다시 미나토에게 문제가 생기고, 이번엔 정장까지 차려입고 학교를 방문하고, 무책임해 보이는 교사들에게 언성을 높이며 따진다. 폭력을 휘두른 호리 선생은 호리려 싱글맘 가정의 아이가 어쩌고저쩌고 하는 하는 소리를 지껄인다. 

교장에게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처리해 줄 것을 요청하고, 호리 선생은 학부모들 앞에서 공개 사과를 한다. 그러나, 얼마지나지 않아 미나토는 학교 계단에서 떨어지고 아이들은 미나토가 호리 선생님 피하려다 다쳤다고 얘기한다.  폭풍이 치는 어느 날, 자다 깨서 본 미나토 방에는 빈 침대만 있다. 미나토를 찾아 나서는데... 

 

첫 이야기에서 나는 걸스바에 다니고, 미나토를 괴롭히는 호리 선생이 괴물이라 생각했다. 뭐 저런 인간이 다 있나. 아이들에게 왜 저러는거야. 말도 제대로 안 하는 미나토가 불쌍하다. 

 

두 번째 이야기는 호리 선생의 이야기다. 호리 선생님 아이들에게 왕따를 당하는 요리가 자꾸 신경 쓰인다. 요리는 신발도 제대로 갖춰진지 못했고, 아이들에게 놀림을 받지만 원래 그런 듯이 태연하다. 그러나, 요리에게 가정폭력의 흔적이 발견되어서 요리의 집을 방문하지만, 알코 중독자인 요리 아버지에겐 학교 선생이란 직업에 대해 무시만 당한다. 요리를 보호하려 하지만 자꾸 미나토가 걸리적 거린다. 다투는 아이들을 말리다 실수로 미나토를 친 것에 대해 학교 폭력으로 오해받고, 교장과 부장 선생은 무조건 잘못을 빌라고 한다. 얼마 전 손녀를 잃어 상심에 빠졌다는 교장 선생님은 모든 책임을 호리 선생에게 전가하고 호리는 학교도 쫓겨나고 억울하기 그지없다.  이사 준비를 하던 어느 날, 요리가 쓴 작품 숙제에서 아이들의 비밀을 발견하고, 미나토와 요리에게 사과하러 폭풍 치는 날 미나토의 집을 찾아간다. 

 

두 번째 이야기에서 나는 이기적이고, 무신경한 교장 선생님이 괴물이라고 생각했다.  미나토도 피해자이고, 호리 선생도 피해자이구나. 저 뻔뻔한 교장선생 같으니라고, 견고한 기성세대 같구나라고 생각을 했다. 

 

세 번째 이야기는 미나토의 이야기다.  미나토는 죽은 아빠가 어떻게 되는가가 궁금하다. 다시 태어나면 알아볼 수 있을까? 엄마에게 묻곤 한다. 미나토는 아이들에게 왕따 당하는 요리에게 관심이 가지만, 왕따 당하는 아이와 친하다는 사실을 친구들이 알까 봐 두렵다. 학교에서 되게 요리에게 모질게 군다. 그러나, 방과 후 요리와 함께 집에 오며 요리의 이야기에 빠져든다. 점점 요리가 좋아지지만 그런 자신이 이상하게만 느껴진다. 요리와의 관계를 모질게 끊어 보려도 하지만 마음이 그렇게 안 된다.  폭풍우 치는 날 미나토는 요리에게 가고, 아버지에게 구타당한 요리를 데리고 숲 속, 그들만의 은신처로 피한다. 

 

세 번째 이야기를 보고 나서 괴물은 '나였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을 오해하고, 어른을 오해하고, 내가 생각하고 싶은 대로 상대방을 정의해 버리는 내 모습이 괴물이 아닐까? 

폭풍우가 그친 뒤, 밝은 세상으로 나오며,  다시 태어난게 아니라 다행이라는 아이들을 보며, 괴물들이 사는 세상으로 나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짠하면서도 아이들의 희망을 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괴물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을 영화가 되었다. 

 

사카모토 유지가 각본과 감독을 맡은 '첫 키스'라는 영화가 개봉되었다. 세상을 바라보는 그의 날카로운 현미경 같은 시선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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